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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사일에 美방어망 뚫렸나…요격능력 의심케한 위성사진

중앙일보 2020.01.12 16:11
지난 8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습이 이뤄질 때 해당 기지에 패트리엇 방공망이 갖춰져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서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과 기술교류로 개발된 이란 미사일이 미군의 요격 체계를 뚫고 정밀 타격을 가하는 게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아랍계 트위터리언, 美 기지 위성사진 공개
“미군 방공 시스템 찾아냈다” 주장
美 패트리엇 체계 빈틈 논란

알 아사드 기지 내 MIM-104 패트리엇 요격 체계가 배치된 위성사진. [사진=필드마샬PSO 트위터 캡처]

알 아사드 기지 내 MIM-104 패트리엇 요격 체계가 배치된 위성사진. [사진=필드마샬PSO 트위터 캡처]

12일 아랍계 트위터리언 필드마샬PSO(@FieldMarshalPSO)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알 아사드 기지에 MIM-104 패트리엇 요격 체계가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에는 MIM-104 체계를 이루는 M-901 요격 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와 함께 포착됐고, 적의 미사일을 탐지하는 AN/MPQ-53 레이더 시스템과 무인 전술비행선(AEROSTAT)도 찍혔다. 필드마샬PSO는 “알 아사드 기지 내 방공 시스템의 기반을 처음으로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해당 트위터의 게시 시점은 이란의 공습이 실시된 지난 8일이었다. 이란의 공습 당시 미군이 이미 방공망을 갖춰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군은 알 아사드 기지에 요격 체계가 배치돼있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언론 등 외신은 그동안 공개된 MIM-104의 중동 내 이동 경로를 들어 해당 기지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었다.  
 
이번 사진 공개로 미군의 미사일 요격 능력에 의문이 증폭되는 이유다. 위성사진의 내용대로라면 이란의 미사일은 현존하는 미군의 방호망을 뚫고 주요 시설을 정확히 때렸다. 미국의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공습 이후 알 아사드 기지의 위성사진을 보면 이란의 미사일은 여러 시설이 몰려있는 곳 가운데 지점을 명중하는 등 정밀도가 높았다.
 
군 안팎에선 이란의 동시다발 공습에 미군의 요격 체계가 허점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10발 이상이 한 번에 날아와 미국이 100% 요격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습 후 미 중부사령부는 모두 15발의 이란 미사일 중 10발이 알 아사드 기지에, 1발이 에르빌 기지에 각각 명중했고 나머지 4발은 불발됐다고 밝힌 바 있다. 25% 이상의 불발탄이 발생한 이유가 명확하진 않지만 이중 요격된 미사일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의 파테-110 미사일 [중앙포토]

이란의 파테-110 미사일 [중앙포토]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저각으로 발사해 회피 능력을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MIM-104 등 패트리엇은 고도 20㎞ 이하에서도 요격이 가능하지만 다수 미사일이 저고도로 날아올 경우 요격 시간이 짧아져 놓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란과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이란 사례는 한반도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이란이 키암-1(사거리 800㎞)과 파테-110(사거리 400㎞)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섞어 쏜 것으로 보고 있는데, 두 미사일 모두 북한과 연관성이 있다. 키암-1은 이란이 북한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샤하브-2를 모체로 사거리를 늘린 신형 미사일이고, 파테-110은 북한에 수출됐다는 정보가 있다. 북한이 지난해 5월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인 KN-23를 선보이면서 고도 30㎞로 저각 시험 발사를 진행한 점도 방호망 무력화 전략 측면에서 눈여겨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해당 트위터의 위성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당국자는 “미 당국의 공식 발표가 아닌 이상 알 아사드 기지 내 방공망이 구축돼있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미군 능력에 흠집을 가하려는 중동 내 일부 세력의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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