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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보다 0.5%P 더!’ 재테크 좀 아는 2030이 찾는 발행어음

중앙일보 2020.01.11 06:00
이기욱(37) 씨는 최근 여윳돈이 생겨 적금에 가입하려다 실망했다. 예상은 했지만, 확정금리가 낮아도 너무 낮았다. 그러다 지인의 조언을 듣고 한 증권사의 발행어음에 가입했다. 이 씨는 “알아보던 적금보다 금리가 0.5%포인트 정도 높았다”며 “낯선 이름 때문에 잠깐 망설였지만, 은행 못지않게 안전하다는 점이 끌렸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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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적금조차 희귀해진 요즘, 투자자의 시선도 다양한 곳을 향한다. 저축은행 적금이 이례적인 인기를 끌고, 온라인 특판 행사에 수만 명이 몰린다. 발행어음도 인기가 좋다. 쉽게 말해 증권사가 발행하는 1년짜리 예·적금이나 마찬가지 상품이다. 은행권보다 금리가 조금 높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에서 발행한다. 약 2년밖에 안 됐지만, 잔고가 벌써 13조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각 증권사가 신규 고객 유치 차원에서 여러 이벤트를 하면서 최근엔 20~30대 유입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과 유의할 점을 Q&A로 풀어봤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개인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상품이다. 돈을 맡기고 1년 이내로 기간을 정하면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니 정기예금과 구조가 같다. 적금처럼 매달 정해진 금액을 적립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시 입출입식의 금리가 가장 낮고, 예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확정금리가 높아지는 형태다. 
 
어음이라니 좀 불안한데?
그럴 수 있다. 실제로 업계에선 ‘발행어음의 가장 큰 적은 발행어음이라는 어려운 이름’이란 농담도 있다. 하지만 일반 예·적금과 발행어음의 실질적인 차이는 은행 대신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는 것뿐이다. 발행어음과 비슷한 상품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이 있다. 모두 채권이지만 빌려주는 기간이 긴 회사채와 달리 발행어음과 CP는 기간이 짧다. CP도 보통 1년 이내로 발행한다. 수익률은 CP보다 발행어음이낮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쑥쑥 느는 발행어음 잔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쑥쑥 느는 발행어음 잔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왜 안전한가?
발행어음은 은행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완전히 없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어음을 발행한 증권사가 문을 닫지 않는 한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현재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만 판매할 수 있다. 지금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세 곳이다.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한국투자증권의 2019년 발행어음 잔액은 6조7000억원에 달한다. 2018년(4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2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3사 합계로는 1년 새 잔액이 7조원 가까이 늘어 곧 13조원을 돌파한다.
 
인기 비결은?
일단 적금보다 금리가 낫다. 적금처럼 매달 적립하는 게 대략 연 2.5~2.8%(1년, 세전)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출시 초기보단 매력이 덜하지만 0.1%포인트가 귀한 요즘, 이 정도면 매력이 있다. 간혹 3~5% 높은 금리를 주는 특판 행사를 연다. 선착순이라 경쟁이 치열하지만 노려볼 만하다. 투자 기간이 짧기 때문에 잠깐 돈을 맡기는 용도로 쓰기에도 적당하다. 
 
어떻게 가입하나?
증권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앱에서 바로 가입할 수 있다. 증권계좌가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파는 곳 자체가 적으니 상품 종류가 많지 않다. 금리도 엇비슷하다. 고민할 것 없이 주로 거래했던 증권사를 택하면 된다.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달러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는데?
그렇다. 최근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산 일부를 달러로 보유하려는 투자자가 많다. 발행어음은 달러로도 발행한다. 거래 방식은 원화 발행어음과 동일하지만, 금리는 최대 1%포인트가량 높다. 3사 모두 적립형 상품도 팔고 있다. 금리 조건이 가장 좋은 외화 발행어음이 연 3% 정도다. 거래 기간은 1년 이내에서 자유롭게 설정하면 되고, 최소 적립금은 보통 월 100달러다. 만기 때 달러 가격이 오르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반대로 다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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