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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통제로 못 보는 임진강 월동지 ‘두루미’…사진·영상으로 감상

중앙일보 2020.01.11 05:00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지난 1일 오전 7시 30분쯤 새해 첫 새벽 동틀 무렵. 올겨울 민간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 되고 있는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 동쪽 편 산 너머에서 새해 첫 태양이 불그스름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둠을 가르고 햇살이 여울을 비추자 한폭의 그림과 같이 아름답고 이색적인 광경이 나타났다. 임진강 빙애여울에는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멸종 위기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100여 마리의 모습이 보였다. 추위와 천적인 살쾡이 등을 피하려는 듯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강에서 발을 담근 채 몸을 밀착하다시피 한자리에 모여 선 채로 잠을 자고 있었다.
지난 1일 일출 무렵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지난 1일 일출 무렵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지난 1일 일출 무렵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지난 1일 일출 무렵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가 잠을 잔 곳은 한겨울에도 강물이 얼지 않는 10∼20㎝ 깊이의 여울이었다. 빙애여울은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아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물속에는 두루미의 먹이인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가 많이 서식한다. 날이 밝자 두루미 무리는 주변 율무밭과 율무 등을 뿌려 놓은 먹이터와 여울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거나 쉬는 모습이었다.
 

여울에 옹기종기 모여 서서 잠자는 두루미  

이같이 신비하고 생경한 광경은 이날 현장을 찾은 이석우 DMZ(비무장지대) 두루미보전활동가의 캠코더와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그는 지난 2000년 겨울부터 20년째 임진강 두루미 보전 활동을 벌이는 한편 영상 및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전방 임진강 상류에서 두루미가 희생된 것을 목격한 게 계기였다. 민통선 인삼밭 주변에서 독극물에 희생된 두루미 가족과 안개 낀 임진강 빙애여울 주변 전깃줄에 걸려 날개가 부러져 희생된 두루미를 마주하고는 보전 활동에 발 벗고 나섰다.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민통선 내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상류 빙애여울의 두루미. [사진 이석우씨]

 
이석우씨는 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동두천시민회관 1층 전시실에서 ‘DMZ 두루미 생태기록전’을 연다. 올해 1월 1일 아침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이번에 공개한다. 이와 함께 20년간 기록한 빙애여울 두루미의 진귀하고 멋진 생태 사진 30점도 전시한다. 이씨는 이번 전시회는 사상 처음으로 올겨울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민통선 관광이 전면 금지되고 있어 두루미 월동지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된 일반인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의미도 있다고 소개했다.
 

11∼17일 동두천시민회관에서 ‘DMZ 두루미 생태기록전’

이석우씨는 “빙애여울은 전 세계에서 3000마리만 남은 세계적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라며 “현재 빙애여울 일대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시베리아에서 600여 마리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날아와 월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빙애여울 하류 1㎞ 지점에 있는 장군여울이 겨울철 담수로 인해 사라져 두루미의 서식공간이 줄어든 게 안타깝다”며 “도로변에 최근 두루미 먹이터가 마련되는 바람에 소음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한 두루미의 생태 환경을 헤치는 요인이 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무부(조류학 박사) 경희대 명예교수는 “이번 사진전 및 영상전은 후손에게 남겨줄 소중한 자연자산인 임진강 두루미의 생태환경이 보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연 한탄강자연학교 대표는 “두루미가 사는 곳은 건강하고 생물 다양성이 확보된 지역이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 두루미 생태계를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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