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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먼지알지] 베이징 18% 줄고 서울 9% 늘고···엇갈린 미세먼지 성적표

중앙일보 2020.01.11 05:00
베이징(왼쪽)과 서울의 미세먼지. [EPA, 뉴시스]

베이징(왼쪽)과 서울의 미세먼지. [EPA, 뉴시스]

중국 베이징시 생태환경국이 최근 2019년 공기질 성적표를 발표했다. 
 

⑤베이징 미세먼지 성적표 서울과 비교해보니

지난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당 42㎍(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초미세먼지를 관측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은 어땠을까. 지난해 서울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5㎍/㎥. 2018년(23㎍/㎥)보다 더 나빠졌다.

 
여전히 서울의 공기가 베이징보다 더 좋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베이징은 미세먼지 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서울은 오히려 미세먼지가 더 심해졌다.

 
한·중 양국의 수도인 두 도시의 지난해 미세먼지 성적표를 비교해봤다.
 

①성적 - 베이징 18%↓ vs 서울 9%↑

서울·베이징 초미세먼지(PM2.5) 농도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서울·베이징 초미세먼지(PM2.5) 농도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베이징 생태환경국에 따르면 베이징시의 공기질은 지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68㎍/㎥를 기록해 최초로 국가 표준(70㎍/㎥)을 달성했다.
 
초미세먼지(PM2.5) 역시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42㎍/㎥를 기록해 전년(51㎍/㎥)보다 17.7%가량 농도가 줄었다. 89.5㎍/㎥를 기록했던 2013년과 비교하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베이징 초미세먼지 ‘심각한 오염’ 이상 일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베이징 초미세먼지 ‘심각한 오염’ 이상 일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중국의 공기질 등급을 기준으로 ‘심각한 오염(PM 2.5 농도가 150㎍/㎥)’ 이상을 기록한 날은 매년 점차 감소했는데, 2013년에 58일에서 지난해 4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연속 280일 동안 초미세먼지의 ‘심각한 오염’이 발생하지 않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년째 제자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이후 23~26㎍/㎥ 범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016년(26㎍/㎥)부터 2018년(23㎍/㎥)까지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다시 25㎍/㎥로 악화했다.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일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일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인 날과 오염이 심한 날이 함께 늘어나면서 오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푸른 하늘을 보인 날도 많아졌지만 잿빛 하늘을 보인 날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76㎍/㎥~)인 날은 1월에 3일, 3월에 6일로 모두 9일로 집계됐다. 5일을 기록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반대로 지난해 ‘좋음’(15㎍/㎥ 이하)'을 기록한 날은 모두 111일로 2018년 130일, 2012년 112일 다음으로 많았다. 2016년 57일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②원인 - 베이징 “하늘 덕” vs 서울 “하늘 탓”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베이징 하늘이 파랗다. [중앙포토]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베이징 하늘이 파랗다. [중앙포토]

싱자(邢佳) 칭화대 환경학 교수는 지난해 베이징 공기질이 개선된 건 20~30%가 바람 등 기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베이징 공기질이 개선되는 데 20~30%의 기여율은 기상조건이라는 ‘하늘의 도움’을 통해 이뤘으며, 남은 70%는 베이징 본토와 주변 지역의 배출량 감축이라는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의 미세먼지띠 위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의 미세먼지띠 위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은 반대로 기상이 미세먼지가 개선되지 않는 주원인으로 꼽혔다.
 
기상적인 요인 탓에 대기가 정체되는 날이 잦아지면서 중국발 미세먼지와 자체 오염물질이 서울을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에 부는 바람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풍속은 2015년 초당 2.7m 를 기록한 이후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18년에는 초당 1.7m로 1918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m/s로 2018년보다는 높지만, 평년값(2.3m/s)과 비교하면 87% 수준에 그쳤다. 특히 고농도 시즌이었던 1~3월에는 1.9m/s로 2018년(2m/s)보다 더 낮았다. 이로 인해 3월 초에는 사상 처음으로 7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2월 말에서 3월 초 일주일 정도는 일본 앞바다의 저기압이 한반도에 위치한 고기압의 동진(東進)을 막아 대기가 정체됐고, 풍속이 저하되면서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했다”고 말했다.  
 

③대책 - 베이징 “경유차 퇴출” vs 서울 “과태료 폭탄”

베이징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베이징 천안문 광장 인근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전기 쓰레기차. 천권필 기자

베이징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베이징 천안문 광장 인근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전기 쓰레기차. 천권필 기자

베이징은 중국 정부의 미세먼지 전쟁에서 최전선에 서 있는 곳이다.
 
지난해에도 이른바 ‘푸른 하늘 보위전(保衛戰)’을 기치로 내걸면서 강력한 미세먼지 감축 정책을 펼쳤다. 
 
시내의 주요 도로를 24시간 감시하면서 지난 1년 동안 290만 대의 차량을 검사했고, 할당량의 1.9배인 22.9만대의 차량을 처벌했다. 또 오염 배출 기준을 빈번히 초과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방문 검사를 통해 총 1만 3000여 건의 단속 실적을 올렸다.
 
미세먼지 오염원 중 하나인 경유차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지난 1년간 4만 대가 넘는 노후 경유 화물차를 퇴출했다. 또 1월부터 11월까지 전기 자동차 6만 8000대가 새롭게 추가되는 등 베이징 시내친환경차를 30만 2000대까지 확대했다. 
 
리샹(李翔) 베이징시 생태환경국 대기환경처장은 “2019년은 ‘푸른 하늘 보호하기 작전 3년 행동 계획’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던 중요한 1년이었다”며“‘1㎍’을 실마리로 삼아 배출량 감축과 관리를 지속해서 진행해 효과를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내 녹색교통지역 경계지점인 숭례문 앞에 단속 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시내 녹색교통지역 경계지점인 숭례문 앞에 단속 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시도 지난해 말부터 ‘미세먼지 시즌제(계절관리제)’를 지자체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주요 오염원인 교통과 사업장을 대상으로 강력한 저감 대책을 펴는 것이다.
 
특히 노후차가 서울시 녹색교통지역(사대문안16.7㎢)에 진입하면 2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례적으로 큰 액수다. 시행 보름 만에 사대문 내 노후차 진입 대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아직은 시즌제 등을 도입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따지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천권필 기자·김지혜 리서처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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