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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치인 고라니 귀는 왜 사라졌나

중앙선데이 2020.01.11 00:44 669호 1면 지면보기

수렵과 밀렵 사이 

지난해 12월 충남 논산시 도로변에서 차에 치인 고라니 한 마리가 발견됐다. 한쪽 귀가 칼에 베인 듯 잘려진 채였다. 유해 야생동물을 잡은 증거로 수렵인이 베어 간 흔적이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검사한 결과 몸 안에서 총알이 나왔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교통사고를 당한 셈이다. 총·칼·차에 의한 ‘연쇄 삼중 사고’였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은 수렵 시즌이다. 수렵은 유해 야생동물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유해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최근 5년간 570억원이다. 수렵이 가장 활발한 곳은 경기·강원 북부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지난 3개월 간 멧돼지 1만3000여 마리가 포획·사살됐다. 수렵인 694명이 나섰다. 겨울은 또 밀렵 시즌이기도 하다. 밀렵 단속 건수는 8년 새 771명에서 246명으로 줄었지만 전문화·지능화 추세다. 단속·감시 시스템은 그대로인데, 꾼 중의 꾼을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논산의 고라니는 수렵인의 총에 맞았을까, 밀렵꾼에게 당했을까. 수렵과 밀렵 사이, 동물은 말이 없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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