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도의 수직 이·착륙 기술, 비행기 면허 등 제도 선행돼야

중앙선데이 2020.01.11 00:41 669호 2면 지면보기
에어로모빌의 플라잉카. [사진 에어로모빌]

에어로모빌의 플라잉카. [사진 에어로모빌]

우리 정부는 2025년 플라잉카로 인천국제공항부터 정부과천청사까지 49.4㎞ 거리를 17분 만에 주파하는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다른 나라 정부들도 플라잉카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실제 도입부터 활용까지 선결 과제가 많다. 우선 충분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2015년 슬로바키아 업체 에어로모빌의 플라잉카가 시험 비행 중 추락하면서 안전성 우려가 커졌다. 이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땅에만 붙어 달리는 자동차 사고 예방엔 운전자의 안전띠가 필요하지만 플라잉카의 경우 낙하산이 필요하다”며 “플라잉카 사고는 인명 피해로 직결될 가능성이 자동차보다 훨씬 큰 만큼 고강도 안전 대책 마련이 필수”라고 보도했다. 이에 최근 국내외 플라잉카 개발 기업들은 악천후에도 잘 견디는 기체(機體) 설계에 주력하는 등 기술력 강화로 안전성 우려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플라잉카 풀어야 할 과제
초기부터 보험 설계에 적극 나서고
기체 구입비 등 가격 경쟁력 갖춰야

안전성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기술력 보완 필요성은 다각도로 제기된다. 예컨대 누구나 편리하게 플라잉카를 이용하려면 어떤 환경에서도 연착륙이 가능한 기체여야 한다. 여기에는 고도의 수직 이·착륙 비행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또 장거리·장시간 비행을 위해 탑재 배터리의 밀집도를 지금 수준보다 끌어올려야 한다. 소음 저감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기술력을 갖췄어도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헛일이다. 기본적으로 이·착륙이 수월한 활주로와 비행장, 충돌 방지 관제 시스템 등을 갖춰야 한다. 보험 인프라 역시 중요하다. 일본에선 지난해 4월 한 손해보험사가 플라잉카 관련 보험상품을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한국은 아직 이렇다 할 행보가 없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2018년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보험 인프라 구축 논의에 나섰던 일본처럼 한국도 초기 단계부터 플라잉카 관련 보험 설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 경쟁력도 절실하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플라잉카 가격은 대당 최소 수억원으로 알려졌다. 기체 구입과 운영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면 경제성이 떨어져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공산이 크다. 에어택시도 비용 부담이 승객에게 전가되면 이용률이 저조한 골칫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 소비자 다수가 납득할 만한 선에서 가격 경쟁력을 최대한 빠르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
 
법·제도 정비도 필수다. 현행법상 플라잉카를 몰려면 자동차 운전면허 외에도 비행기 조종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매번 비행 허가도 받아야 한다. 일반 항공기 못잖게 규제가 까다로워 대중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담당은 “플라잉카의 산업적 활성화를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한데 안전성 문제나 기존 택시 업계 반발 등과 맞물려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기술적 완성도부터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고 실용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관련기사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