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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윤석열 감찰 가능성…윤 총장 “수사 연속성 지켜라”

중앙선데이 2020.01.11 00:39 669호 3면 지면보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무부 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무부 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를 향한 검찰의 네 번째 압수수색을 놓고 청와대는 “자료가 특정되지 않은 보여주기식 수사”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반면 검찰은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에다 상세한 목록까지 제출했음에도 거부당했다”고 반박했다.
 

검찰, 청와대 압수수색 후폭풍
청 “자료 특정 안 돼” 제출 거부
검 “목록 줬으나 거부 이유 안 밝혀”

당·정·청 ‘윤 총장 항명’ 전방위 압박
“요식 행위 불응한 게 잘못인가” 반박

검찰은 장환석(59)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송철호(71)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설계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장 전 행정관의 주거지와 정부서울청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2018년 6·13 지방선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을 거부한 청와대의 설명은 법원이 발부해준 압수수색 영장에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이 가져온 압수수색 영장은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비서관실에 있는 ‘범죄자료 일체’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협조하고 싶었으나 검찰이 협조하기 어려운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자료를 내고 고 대변인의 설명을 바로 반박했다. 검찰은 “법원에서 압수할 장소 및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해 발부한 영장”이라며 “동일한 내용의 영장에 기초해 전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상적으로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영장에다 상세한 목록을 교부해 자료 제출을 요청했는데도 ‘압수할 물건의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출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현행법상 청와대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압수수색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며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거부 의사를 명시한 서면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이 또한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보통 임의제출 방식으로 이뤄진다.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을 할 수 없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검찰이 청와대 바깥에서 압수수색 대상 목록을 제시하면 청와대가 대상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청와대는 이번에 임의제출을 거부한 것이다.
 
이처럼 지난 8일 윤 총장의 참모진을 전원 물갈이한 대규모 간부 인사가 단행된 이후에도 검찰은 수사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윤 총장은10일 이번 인사 대상자가 된 검찰 고위간부 31명을 상대로 전출입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특히 진행 중인 중요 사건의 수사와 공판의 연속성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고식에는 좌천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반부패강력부장, 박찬호(54·26기) 공공수사부장 등이 포함됐다.
 
당정청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검찰 반발에 대한 조치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하면서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착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9일 추 장관으로부터 검찰 인사 관련 최근 상황을 유선으로 보고받은 뒤 “검찰청법이 정한 법무부 장관의 의견 청취 요청을 검찰총장이 거부한 것은 공직자의 자세로서 유감스럽다”며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잘 판단해 이번 일에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대학살’이라 불리는 추 장관의 ‘윤석열 패싱’ 인사안에 대해 추 장관의 편을 든 것으로, 윤 총장이 사실상 ‘항명’을 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관계자는 “아직 정확히 어떤 대응을 의미하는 건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그냥 앞으로 이런 일 없게 하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장 감찰에 나선다는 지시로 확대하여 해석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무부의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이 규정상 불가능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 규정상 법무부 장관이 감찰·감사에 관하여 자문을 요청한 사항에 대한 감찰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의견 제출 요청에 불응한 것이 검찰 사무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윤 총장이 오지 않은 일을 두고 윤 총장이 감찰받을 일이냐는 반론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 취지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인사를 하라는 것”이라며 “그런 법의 취지를 제일 잘 아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 간부의 인사를 결정하는 검찰인사위원회 개최 30분 전에 요식행위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겠다고 오라고 하는데, 이게 총장의 잘못이냐”고 말했다. 감찰 관련 근무 경험이 많은 한 검찰 출신 변호사도 “이 건으로 감찰 지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추 장관이 한 말을 바로 이 총리가 받는 것은 부자연스러웠다”고 평했다. 감찰 관련 근무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는 “(감찰 및 징계 사유는) 추상적이기 때문에 형식상으론 가능하지만 실제로 이뤄지면 검찰 내부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김수민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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