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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호르무즈 파병 신중론…청해부대 작전 범위 확대 검토

중앙선데이 2020.01.11 00:34 669호 4면 지면보기

이란 쇼크 

미국이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정부가 최종 입장을 확정하지 않은 채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신중론으로 기울어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현) 상황에서 맞는 얘기 같다”고 답했다. 지난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해 “중동 지역 국가와의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이다.
 

강경화 “미국 입장과 같을 수 없어”
일본은 해상자위대 보내기로 의결

당초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긍정적 입장이었던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자 파병 여부를 놓고 고심해 왔다. 자칫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는 지난 9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이 파병할 경우 단교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우리도 (일본처럼) 독자적인 활동으로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청해부대 활동 안에 국민 안전 보호와 관련한 내용이 들어 있으니 그렇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지휘통제부의 편제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한국 선박 보호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 확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달 27일 각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독자적으로 해상자위대를 보내기로 의결한 일본 정부는 10일 파견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해상자위대 소속 초계기 부대는 11일 일본을 출발해 현지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이고 호위함 1척도 다음달 초 출항할 예정이다.
 
미국은 현재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동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미·일 고위급 협의차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즉석 면담을 했다.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함께한 자리였다.
 
이번 만남은 이란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가운데 예정에 없이 이뤄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위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직접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강경화 장관도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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