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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터질듯 붉은 석류, 납작한 달항아리 위에 맺히다

중앙선데이 2020.01.11 00:20 669호 19면 지면보기
승지민 작가

승지민 작가

유약을 입힌 도자기 위에 그림을 그리며 여성성과 한국적 미를 함께 탐구해온 승지민(54·사진) 작가가 새 전시를 시작했다. 서울 청담동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열리는 ‘생명을 품은 달항아리’(1월 10일~2월 21일)다. 납작한 평면 백자와 여성 토르소 위에 아름다움을 은유해온 작가가 최근 붙들고 있는 소재는 석류. 새콤달콤 육즙 가득한 알갱이를 무궁무진 품은 듯한 이 붉은 과일에 푹 빠졌다. “석류는 동서양에서 모두 여성과 다산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보티첼리의 ‘석류 열매를 든 성모와 아기 예수’ 같은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 풍요로움과 여성성의 상징이죠. 달항아리에는 한국인의 마음이 담겨 있고 그 실루엣은 잉태한 부인의 모습과도 같으니, 이 귀한 생명력과 전통의 미학을 평면 작업으로 풀어내 보고 싶었어요.”
 

승지민 작가 ‘생명을 품은…’ 전
여성성·다산의 풍요로움 표현
비녀·노리개 등 장신구도 그려

2018년 처음 참가한 터키 이스탄불 컨템포러리 아트페어에서 승 작가의 이같은 작품은 유럽 컬렉터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미국 뉴저지와 LA,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전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술평론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양정무 교수는 “조선시대 미학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가진 그가 앞으로 어떻게 달항아리를 오늘날의 정서로 새롭게 해석하는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성의 뒷태를 담은 토르소 위에 그린 석류 작품을 비롯해 비녀와 노리개 같은 여성용 장신구를 그린 작품과 두 폭짜리 문자도(文字圖) 가리개 등을 볼 수 있다.
 
정형모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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