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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소화기병과 증상 비슷…복통 지속 땐 MRI 찍어라

중앙선데이 2020.01.11 00:20 669호 28면 지면보기

라이프 클리닉

췌장암 검사를 받으려는 많은 환자는 두려움을 안고 병원을 방문한다. 췌장암은 진단이 어렵고 사망률이 매우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흔한 암이기도 하다. 지난달 2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발생자 수는 2012년 5486명, 2014년 6002명, 2016년 6655명, 2017년 7032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영상진단기술의 발달과 종합건강검진 대중화의 영향으로 최근 췌장암 발생률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진단 어렵고 사망률 높은 암
환자 5년 생존율 12%로 낮아
가족력 있으면 위험 최대 32배

전이 없고 2㎝ 이내 암만 완치
초음파내시경 등 정기 검진
고지방식 삼가고 담배 끊어야

반면 췌장암의 치료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국가암등록통계 5년 상대 생존율이 12.2%(2013~2017년)에 그친다. 전체 암(70.4%)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미국에서는 2030년 췌장암으로 인한 사망을 폐암에 이은 사망 원인 2위로 예상한다.
  
갑작스런 당뇨, 간 수치 올라도 의심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췌장암은 주로 70세 이상 연령층의 발병률이 높고 선진국에서 더 흔하다. 흡연, 고지방식, 육류·탄산음료 섭취, 만성 췌장염, 운동 부족 등은 췌장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도 췌장암의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10배 이상 위험이 커진다. 직계가족 1명이 췌장암이면 4.6배, 2명은 6.4배, 3명 이상은 32배로 췌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은 상복부 통증이나 체중 감소, 황달 등이다. 종종 등이나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췌장암이 진행된 것을 의미한다. 최근 갑자기 당뇨병이 생긴 경우도 췌장암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국내 건강검진 프로그램에서 하는 췌장암 검사는 혈액검사인 종양표지자(CA19-9)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혈액 종양표지자인 CA19-9는 췌장암의 진단 민감도나 특이도가 75% 정도로 낮고, 실제 췌장암 양성 예측률이 1% 이내로 낮아 단일검사로는 선별검사의 가치가 낮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췌장의 해부학적 위치로 인해 췌장 전체를 검사하기 어렵고 췌장의 일부만 관찰할 수 있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특징적인 증상이 없거나 소화불량증 같은 증상만 있으면 문진이나 진찰을 통해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수년 전 소화기관 종양을 치료받던 환자가 있었다. 환자인 남편을 간호하던 부인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암 검사를 받았다. 당시 건강보험 급여 범위 내에서 받았던 혈액검사, X선 검사, 위·대장내시경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 등에서 정상으로 나왔다. 수개월 후 남편은 완치됐지만 병간호하던 부인은 복통이 생기기 시작했다. 증상이 의심스러워 정밀 검사를 해보니 췌장 두부암이라는 진단이 나와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췌장암 진단은 혈액검사나 복부초음파검사보다는 조영 증강 복부 CT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초음파내시경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췌장암이 의심되는 경우 MRI 검사가 건강보험 급여로 인정돼 정밀 검사를 받기가 더욱 수월해졌다. 특히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시행하는 초음파내시경 검사는 1㎝ 이내의 췌장 종괴(덩이)를 발견할 수 있고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이 가능하므로 췌장암의 확진과 조기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췌장암의 90% 이상은 췌관선암이지만 일부는 전이암, 췌장낭종 병변이나신경내분비종에서 유래한 암 등 다양한 췌장암이 발생한다. 초음파내시경 검사를 통해 췌장조직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향후 치료와 예후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췌장암 치료는 수술적 절제만이 유일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현재 시행되는 항암 치료는 생존 기간을 늘리는 효과는 있지만 완치 효과는 향상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암의 완치율로 보는 최근 5년 상대 생존율(12.2%)은 복지부가 전년도에 발표한 5년 상대 생존율(11.4%)에서 크게 오르지 않았다.
 
최근 면역치료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법이 임상에 도입돼 항암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최근 암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양성자나 중립자 방사선 치료법 등이 새로 도입되고 있어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췌장암 완치는 전이가 없고 크기 2㎝ 이내의 조기암을 찾아서 치료하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이 2018년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췌장암 1기 환자는 수술 후 2년 생존율이 65%로 높지만 췌장암 2기 환자는 2년 생존율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2기 환자 생존율 1기의 절반 수준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금연·금주 ▶고지방식이나 육식 피하기 ▶채식이나 항산화 성분이 포함된 식사하기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기 ▶췌장암을 포함한 암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 받기를 실천해야 한다. 특히 가족력 등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거나, 종양표지자 상승,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췌관 확장, 지속하는 복통이나 불편감, 체중 감소, 갑작스러운 당뇨 진단, 원인이 불분명한 간 수치 상승 등의 소견이 있으면 췌장질환을 의심하고 췌장암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이인석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1992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2010년까지 미국 UCLA 산하 연구소에서 췌장염 및 췌장암 분야를 주제로 연수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홍보부장과 가톨릭대 의대 전공책임교수를 맡고 있다. 췌장 및 담관 질환 치료 내시경 분야 명의다. 현재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췌장담도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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