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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기술 덕 ‘공중 부양’ 꿈꾸는 차, 문제는 인프라·안전성

중앙선데이 2020.01.11 00:02 669호 2면 지면보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 현대차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와 우버가 협력해 만든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모델 ‘S-A1’을 살펴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 현대차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와 우버가 협력해 만든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모델 ‘S-A1’을 살펴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 현장. 세계인의 눈은 CES의 꽃인 IT 기기나 가전뿐 아니라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카(flying car)’에 쏠렸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우버와 함께 개발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모델 ‘S-A1’이 눈길을 끌었다. 조종사 포함 5인이 탈 수 있는 S-A1은 프로펠러와 함께 수직 이·착륙 기능을 탑재했다. 도심에서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어 지상의 교통 정체로부터 자유로운 기체(機體)로 관심을 모았다.
 

CES 눈길 사로잡은 플라잉카
정의선 부회장 “2028년 상용화”
우버와 개발한 5인용 비행체 선봬

항공·완성차·모빌리티 기업 각축
20년 뒤 1740조 시장으로 커질 듯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CES 개막 하루 전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S-A1 같은 PAV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인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상용화 시점을 “2028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버에서 플라잉카 사업을 추진 중인 우버 엘리베이트의 에릭 앨리슨 총괄은 “현대차의 제조 역량과 우버의 기술 플랫폼을 결합해 크게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S-A1, 수직 이·착륙 기능 탑재
 
2259년 배경의 ‘제5원소’(1997년 개봉) 같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플라잉카 시대가 생각보다 일찍 열릴까. 세계 각국의 항공·완성차·모빌리티 등 기업이 플라잉카라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버는 하늘을 나는 택시 ‘에어택시’의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시범 운행을 추진 중이다. 배송용 드론 도입으로 화제를 모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물류용 플라잉카 개발을 새 목표로 삼았다. 프랑스의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2018년 출·퇴근용 플라잉카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후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에어버스의 경쟁사인 보잉 역시 독일의 포르쉐와 손을 잡고 플라잉카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일본도 적극적이다. 전자 기업 NEC가 2023년 물류용, 2025년 승객용 플라잉카 출시를 목표로 투자에 나섰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들뿐만 아니다. 세계 100여 기업·단체가 플라잉카 개발·상용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에어택시 업체 오버에어 지분 30% 취득을 앞뒀다. 네덜란드 업체 팔브이와 슬로바키아의 에어로모빌 등은 올해 안에 소비자에게 플라잉카 제품을 인도할 계획이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플라잉카 개발에 나서면서 예약 주문을 받았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상용화 이후엔 시장도 빨리 커질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플라잉카와 관련 서비스 시장 규모가 2030년 3220억 달러, 2040년 1조5000억 달러(약 174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플라잉카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첫 동력 비행기로 하늘을 난 이후 창공을 가르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 1917년 미국 항공박람회에 나온 ‘에어로플레인’은 자동차와 비행기가 결합된 형태로 첫 플라잉카로 꼽힌다. 이후 1937년 현대식 이·착륙 기어를 갖춘 ‘에어로빌’, 2003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M400 스카이카’ 등이 속속 선보이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다만 기술력 부족과 낮은 투자 가치 등으로 금세 사라졌다.
  
한화시스템, 일본 NEC 등도 경쟁 가세
 
그러다 최근 플라잉카의 잠재력과 실현 가능성이 재조명된 건 비약적으로 발전한 드론 기술 덕분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플라잉카 중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대형 드론 형태의 승객 수송용 기체가 많다. 수직 이·착륙과 자동 제어의 장점을 갖춰 활주로가 없어도 운항할 수 있다. 또 동력이 전기라 엔진 소음을 줄일 수 있어 미래 플라잉카에 적합한 형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약 130년 동안 단순한 지상 이동 수단에 머문 자동차 개념이 플라잉카를 통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맞춤형 인프라와 법·제도 마련으로 기술 발전을 뒷받침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25년 플라잉카 실용화를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환경부 등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직접 발표했다. 
 
플라잉카(flying car)
하늘을 날고 헬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면서 자동차처럼 활주로가 아닌 도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항공기’ 개념의 운송수단.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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