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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청와대 친 날, 추미애는 '윤석열 별동대' 족쇄 채웠다

중앙일보 2020.01.10 18:23
10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항명을 했다"고 규정하고 징계 근거를 찾으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검찰은 10일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 청와대 압수 수색으로 정면 돌파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구 균형발전비서관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청와대 연풍문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구 균형발전비서관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청와대 연풍문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수립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전날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압수수색한 데 이은 것이다. 법조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이기도 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13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정식 부임하고, 후속 인사로 수사 실무진이 개편되기 전까지 수사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송 시장이 울산시장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 수립 및 이행 사안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균발위가 2019년 1월에 내놓은 5개년 계획(2018~2022년)의 울산 지역 사업을 살펴보면, 송 시장이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과 겹치는 게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의 종합계획에 담길 울산시 지역 추진사업을 약 1년 먼저 알고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균발위는 국가 균형발전의 기본 방향과 관련 정책의 조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조정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과 기획재정부 고위 간부가 기획단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한다. 균발위는 지역 공약 추진 과정이 "정상적인 업무 절차였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송 시장의 선거를 지원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법, '윤석열 별동대' 사전 차단...핵심 수사부서 축소 검토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무부 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법무부 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대응도 만만찮다. 검찰에 대한 감독 권한과 조직 개편으로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직제에 없는 수사조직을 별도로 만들 때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윤 총장이 특별수사단 등 별동대를 만들어 주요 사건을 직접 지휘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으로 시급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추 장관의 사전승인을 받고 수사조직 등을 꾸려야 한다. 지금까지는 특별수사에서 검찰총장이 탄력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등의 재량권이 있었다. 
 
법무부는 이와 더불어 검찰의 직접수사부서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가족 비리를 파헤쳤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와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공수사부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현재 4개인데 2개로, 공공수사부는 3개에서 2개로 줄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밖에도 외사부, 조세범죄수사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공정거래조사부 등의 인지수사가 가능한 부서를 형사부로 전환하거나 폐지 또는 타 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지만, 부정하지도 않았다. 파격적인 인사안을 윤 총장의 의견 없이 강행한 것처럼 직제 개편도 윤 총장과의 상의 없이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대검찰청 고위 간부는 "법무부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는 검찰의 직제를 개편하려면 행정안전부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정부와 청와대가 강행한다면 빠르면 다음 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검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수도권의 한 현직 부장검사는 "외사·조세·과학·공정거래 등의 부서가 직접 수사를 확대하려는 목적보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부서인데, 그것을 해체하려는 건 잘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정권 수사를 맡은 부서를 축소한다는 것 역시 부패에 대응하는 역량이 감소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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