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정시한 271일 지난 선거구획정도 '4+1 vs 한국당' 공방

중앙일보 2020.01.10 17:48
법적으로 4·15 총선의 선거구는 지난해 4월15일에 정해졌어야 했다. 각 정당의 대리인들은 시한이 271일 지난 10일 처음 머리를 맞댔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헤어졌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의 '국회 의석 정당 의견청취' 회의가 10일 서울 남현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의 '국회 의석 정당 의견청취' 회의가 10일 서울 남현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는 이날 서울 남현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각 정당 대표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의석을 가진 정당에는 의견 진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선거법(24조 10항)에 따라 열린 자리다. 
 
가장 격앙된 태도를 보인 건 자유한국당이었다. 극렬 반발했지만 지난달 27일 선거구 획정의 전제인 선거법이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이하 4+1)’만의 합의로 통과되는 걸 막지 못한 화가 사그러들지 않아서다. 다른 정당에선 실무급 당직자가 대표로 나왔지만 한국당에선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3선) 정책위의장이 직접 나섰다.  
 
의견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한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남현동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관악청사에서 열린 '국회 의석 정당 의견 청취를 위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의견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한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남현동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관악청사에서 열린 '국회 의석 정당 의견 청취를 위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장은 회의 모두에 김세환 획정위원장(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이 진술인을 한 명씩 소개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이례적으로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마이크를 켰다. 그는 “만약 선거구 획정조차 그렇게(4+1로) 처리하기 위해 요식행위로서 우리를 이 자리에 불렀다면,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약 80분간의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인구에 비해 의석이 많은 광주→전북→전남→부산 순으로 의석을 줄이고, 인천·세종 등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가 타 권역보다 적은데도 의석수가 많으면 과대대표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한국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영남권에 대해선 “대구·경북·경남은 의석수 대비 인구 평균이 중위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늘리거나 줄일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측 참석자인 김진영 정책위 전문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농·산·어촌 대표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4+1 합의의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국회에서 시·도 지역별 지역구 의원 수 등 선거구 획정의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4+1뿐만 아니라 한국당에도 대화의 창구를 열고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문위원은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구를 획정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인구 외에도 행정구역·교통·생활문화권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고 말해 한국당의 견해와는 선을 그었다. 
 
김세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남현동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관악청사에서 열린 '국회 의석 정당 의견 청취를 위한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김세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남현동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관악청사에서 열린 '국회 의석 정당 의견 청취를 위한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정의당·평화당 등 군소정당도 “4+1 합의대로 선거구가 획정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4+1은 지난해 12월 30일인 “농·산·어촌 대표성의 지역 대표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도록 권고 의견을 제시한다”고 합의했다. 다만, 전북 기반의 평화당은 “지역구별 인구 편차가 심한 전주·익산의 경우, 인구가 많은 지역구의 동 하나를 떼서 옆 지역구 수를 유지하자” “4+1이 논의해 왔던 김제-부안(13만9470명)으로 하자” 등의 주장을 폈다.
 
김세환 획정위원장은 이날 “21대 국회의원 선거 100일도 채 남기지 않은 현재까지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이 시작되는 2월 26일 전까지는 선거구 획정 작업이 모두 완료돼야 하므로 국회에서 빨리 선거구 획정 기준을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첫 회의의 유일한 결과물은 향후 일정 공유였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