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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로 숨진 6살 재윤이가 세상에 남긴 것...환자안전법 2년만 통과

중앙일보 2020.01.10 14:49
고 김재윤군의 생전 모습을 담은 그림 [환자단체연합회]

고 김재윤군의 생전 모습을 담은 그림 [환자단체연합회]

사망 등 중대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병원이 정부에 사고 사실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7년 고(故)김재윤군 사망을 계기로 발의된 법안이다.
 
국회는 9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환자안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된 환자안전법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중대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의료기관의 장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그 사실을 지체 없이 보고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기존에는 병원에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병원이 자율적으로 정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었다.  
 
보고가 의무화되는 환자안전사고 유형은 ▶의료법 제24조의2제1항에 따라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수술, 수혈, 전신마취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신체ㆍ정신적 손상을 입은 환자안전사고 등이 발생한 경우 ▶진료기록과 다른 의약품이 투여되거나 용량 또는 경로가 진료기록과 다르게 투여돼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신체적ㆍ정신적 손상을 입은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다른 환자나 부위의 수술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료기관 내에서 신체적 폭력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경우 등이다.
 
환자안전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환자 사망 등 중대한 안전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장의 정부 보고를 의무화하는 일명 '재윤이법'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故) 김재윤 어머니 허희정씨(왼쪽 세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2019.12.12  yatoy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환자안전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환자 사망 등 중대한 안전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장의 정부 보고를 의무화하는 일명 '재윤이법'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故) 김재윤 어머니 허희정씨(왼쪽 세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2019.12.12 yatoy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환자단체연합과 유족에 따르면 고 김재윤 군(사망당시 6세)은 3세때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진단 받고 힘든 투병을 이겨냈다. 김군은 어린 몸으로 70여차례의 항암치료를 이겨냈고 완치 판정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 갑작스런 고열로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백혈병 재발을 의심했다. 그러면서 인공호흡기 등 응급 의료기기가 없는 일반주사실에서 수면진정제와 마약성진통제를 과다 투여하고 골수검사를 진행했다. 이때문에 김군에게 심정지가 발생했고 대처가 늦어져 끝내 김군은 숨지고 말았다.
 
병원 측은 사고 사실을 주무부처인 복지부에 신고하지 않았다. 김군의 사고 원인은 간호사 출신인 김군의 엄마 허희정씨가 직접 의무기록지를 뒤지며 밝혀냈다. 재윤의 억울한 죽음을 계기로 병원에서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정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해 유사한 사고를 막는 환자안전법 개정안이 2018년 2월 발의됐다. 그리고 2년여 계류된 끝에 이날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재윤이 가족과 의료사고 피해자는 재윤이법이 전날 국회를 통과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병원을 찾은 환자가 사고로 질병이나 상처가 악화해 죽는다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없다. 비록 재윤이는 환자안전사고로 하늘나라에 갔지만, 재윤이법이 환자를 살리는 생명의 법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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