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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우크라 항공기, 이란 미사일 맞았나…트럼프 "의심 간다"

중앙일보 2020.01.10 07: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의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시스템 말고 다른 쪽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의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여객기가) 매우 거친 지역을 비행하고 있었다. 그들이 실수했을 수도 있다"고 재차 말했다.
 
로이터통신과 CNN·NBC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란이 실수로 쏜 미사일에 여객기가 격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관리 2명을 인용해 미군 정보 당국자들이 정기적으로 수집한 위성·레이더·전자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이란의 실수로 여객기가 격추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위성 자료 분석 결과 여객기가 비행 중일 때 지대공 미사일 2기가 열 감지에 포착됐고, 그 직후 여객기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NBC방송도 스파이 위성 사진과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실수로 쏜 미사일에 여객기가 격추됐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나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 [AP=연합뉴스]

 
다만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미사일에 피격됐다는 보도에 대한 논평은 거절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란과의 전면전 우려를 잠재운 상황에서 미 국방부가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으로 이란을 지목한다면 갈등이 다시 고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여객기의 기체 결함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했다. 이란 민간항공청(CAA)의 알리 아베드자데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로켓이나 미사일이 여객기를 타격하면 자유낙하한다"며 "항공기가 로켓이나 미사일에 맞았는데 조종사가 어떻게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려 시도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란 당국은 추락 여객기의 조종사가 이륙 직후 공항으로 회항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8일 오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향해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등 탑승자 176명 전원이 숨졌다.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보복 공격을 감행한지 몇 시간 뒤 발생한 사고여서 이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고 직후 테러나 미사일 격추 가능성은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으나 이후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입장을 바꿨다.
 
또 알렉세이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테헤란 인근에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피격당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격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여객기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이란 측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공조하겠다고 했으나 미국에는 블랙박스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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