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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2주택 종부세 3년새 11배로

중앙일보 2020.01.10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김모(53)씨는 서울 강남에서 일반 아파트와 재건축 추진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는 계속 버티기로 하고 집을 팔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대책을 내놓은 뒤에는 고민이 많다. 세무사와 상담해 보니 2017년과 달리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확 늘기 때문이다.
 

고가 아파트 공시가 크게 뛴데다
올해 현실화율도 70~80%로 상향
1채만 팔아도 보유세 대폭 줄어

2017년 1000만원이던 김씨의 보유세 부담은 올해는 6600만원이 될 것으로 세무사는 예상했다. 지난해(2700여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종부세만 따지면 올해 5500만원으로 2017년(500만원)의 11배가 된다. 그 사이 보유세를 산정하는 기준인 공시가격은 19억원에서 39억원으로 올랐다. 김씨는 “보유세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 버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고가 아파트 ‘보유세 폭탄’이 제대로 터진다. 지난해는 올해와 비교하면 ‘맛보기’ 수준이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종필 세무사는 “세금을 좌우하는 변수가 한꺼번에 가파르게 올라간다. 올해 보유세는 예상보다 훨씬 많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 공시가격 뛰고 보유세 급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고가 아파트 공시가격 뛰고 보유세 급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우선 공정시장 가액비율이란 것이 매년 오르고 있다. 세금을 매길 때 공시가격의 몇 %로 할지 계산하는 비율이다. 지난해는 공시가격의 85%였지만 올해는 90%가 적용된다. 내년에는 95%, 2022년에는 100%까지 오른다. 종부세율은 올해 또 상향 조정한다. 올해 다주택자(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2017년보다 60~100% 높아진다. 1주택자도 20~50% 상승한다. 연간 보유세 인상폭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조정하는 한도(세부담상한)도 계속 올라간다. 다주택자(조정대상지역 2주택, 일반 3주택 이상)의 경우 50%에서 최고 200%로 높아진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예고된 사항이다. 보유세 부담의 위력을 증폭시킬 ‘화약’이 공시가격 급등이다.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인상)에서 초점을 맞춘 게 고가 아파트다. 지난해 68%선이었던 공시가격 현실화율(부동산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올해는 70(시세 9억~15억원)~80%(시세 30억원 이상)로 높일 방침이다.
 
지난해 9억원 넘는 고가 아파트는 시세도 많이 올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전용면적)의 최고 거래가격은 2018년 28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34억원으로 20%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는 같은 기간 18억4000만원에서 21억7000만원으로 18% 올랐다.  
 
이우진 세무사는 “집을 갖고 있으면 세금을 현금으로 고스란히 낼 수밖에 없다”며 “고가 아파트 소유자가 느끼는 보유세 부담이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아 1주택자가 되면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와 인근 래미안대치팰리스 84㎡의 두 채를 보유했다면 올해 보유세는 6570만원이다. 만일 은마아파트를 팔면 보유세는 85%가량 줄어든 922만원이 된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를 무겁게 매기지 않고 일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만일 10년 전 12억원에 사들인 은마아파트를 지금 23억원에 팔면 양도세는 3억2391만원이다. 42%의 일반 세율과 10년 장기보유 특별공제(20%)를 적용받아서다. 이런 사람이 오는 7월 이후에 팔면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사라지고 양도세는 52%의 세율이 적용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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