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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개 법안 처리에 163분 걸렸다…한국당 뺀 '4+1'의 속도전

중앙일보 2020.01.09 21:58
민생법안 198건이 163분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이하 4+1)’ 협의체는 9일 오후 7시 5분부터 국회 본회의에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연금 3법(국민연금법·기초연금법·장애인연금법 개정안)’, 청년기본법 등을 포함한 민생법안 198개의 안건(의사일정 변경, 회기결정의 건 제외)을 일괄 처리했다. 국회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안건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중 형사소송법은 상정만 하고 표결처리는 하지 않은 채 오후 9시 48분 정회했다. 한국당 의원 전원 불참으로 먼저 신청된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가 이날 본회의에서 종결됨에 따라 다음 회기에서 즉시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리고 있다. [뉴스1]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리고 있다. [뉴스1]

당초 민주당은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과 유치원 3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은 이날 상정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하지만 한국당이 본회의에 불참하기로 하자 “합의가 깨졌다”며 형사소송법만 상정했다. 민주당은 10일로 임시회 회기가 끝나면 새 회기가 시작되는 13일 형사소송법을 즉시 표결하기로 했다. 13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과 10일 형사소송법을 표결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과 협상 가능성을 남겨두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당초 본회의는 오후 2시로 예정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물밑접촉을 통해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생법안만 처리하고, 충돌이 예상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은 10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날(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간부 인사를 두고 한국당에서 반발 기류가 형성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권이 좌파 독재로 가는 기반을 탄탄히 구축하고자 검찰 학살을 벌였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운영위 현안질의를 위해 본회의 연기를 요청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당은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한국당과의 협상이 무산되면서 민주당은 ‘4+1’만으로 본회의를 오후 6시 개최하려 했다. 현직 장관(진영·추미애·박영선·김현미·유은혜)과 정세균 총리 후보자까지 동원됐지만, 의결정족수(현 의석수 기준 148석)를 채우지 못해 본회의는 미뤄졌다. 바른미래당이 자율 출석 방침을 정하면서 정족수 확보가 불투명해지자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부랴부랴 ‘4+1’ 소속 의원들에게 분주히 전화를 돌렸다. 결국 이날 오후 7시 5분쯤 겨우 정족수를 확보해 본회의가 개의됐다. 처음 표결에 부쳐진 의사일정 변경의 건을 처리할 때 재석의원은 151명이었다.
 
이날 국회 문턱을 넘은 데이터3법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에 관련한 신규 서비스 개발을 위해 산업계가 조속한 통과를 요청해 온 법안이다. 이 가운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 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통계 작성, 연구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청년기본법안(대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스1]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청년기본법안(대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스1]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연령을 19∼34세로 정의하고 소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별로 산재한 청년 정책을 통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청년 몫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개원 첫날 발의한 법안이다. 신 의원은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을 비판하면서도 한국당 의원 중 유일하게 출석, 찬성토론에 이어 찬성표를 던지고 퇴장했다.
 
김효성·하준호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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