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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3법 국회 본회의 통과…마이데이터 시대 열린다

중앙일보 2020.01.09 21:48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맞춤형 보험, 주문제작 신용카드가 탄생할까.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금융권의 데이터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데이터3법 개정안 가결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재석 151인 중 찬성 116인, 반대 14인, 기권 21인)‧정보통신망법(재석 155인 중 찬성 147인, 반대 7인, 기권 11인)‧신용정보법(재석 152인 중 찬성 114인, 반대 15인, 기권 23인) 개정안이 가결됐다. 김종대‧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각각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대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반대토론을 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을 비롯해 김두관‧우상호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 법안은 ①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한 ‘가명정보’ 개념을 신설하고 ②개인의 동의 없이 ③이러한 가명정보를 금융‧연구‧통계작성 등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신용정보법‧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골자로 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다른 법에서 개인 정보와 관련한 중복되는 내용을 모두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하도록 했다.  
 

진통 끝에 국회 통과 

데이터3법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터는 미래의 석유”라는 표현으로 데이터 산업 육성을 강조한 뒤 그해 11월 정부여당의 주도로 발의됐다. 그러나 이후 일부 야당에서 “가명정보가 추가 정보와 결합하면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펼치면서,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1년 넘게 계류한 끝에 지난해 말 법제사법위원회에 모두 상정됐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오른쪽 네 번째)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데이터 3법 처리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오른쪽 네 번째)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데이터 3법 처리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데이터3법 처리에 강한 반대의견을 펼치면서 진통을 겪었다. 이날 회의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함께 “데이터3법은 ‘개인정보도둑법’”이라며 처리 중단을 촉구한 채 의원은 회의에서 “개인의 인권과 권리를 무시한 채 기업 이익과 산업육성에만 초점 맞춘 법안 개정”이라며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이미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친 내용이며, 처리가 시급한 법안”이라고 주장했고, 결국 토론을 끝내고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시켰다.
 

핀테크 업계 숙원사업 

금융권은 그동안 데이터3법 처리를 금융업 발전을 위한 숙원사업으로 꼽아왔다.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서 향후 금융 정보를 자유롭게 이동‧거래‧융합시키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한꺼번에 분석해 맞춤형 대출‧투자 상품을 제공하거나, 의료기록과 위치정보 등을 결합시켜 상해‧파손이 잦은 분야에 맞춤형 보험을 들 수도 있게 된다.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정책과장은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 결합이 이뤄지면 소비자 맞춤형 금융혁신이 가능하다”며 “신산업이 육성되면서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서비스 확장성이 커졌다”며 환영한다. 특히 기존에는 개별 금융사에 고객 아이디로 일일이 접속해 금융거래내역을 긁어오는 ‘스크래핑’ 방식으로 정보를 모아 온 핀테크 업계에선 “가명정보를 활용하면 정보 조회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자산관리 앱인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이사는 “일일이 정보를 긁어오는 방식 대신 한꺼번에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여러 서비스 업체들이 참여하게 될 텐데, 작지만 큰 변화”라며 “법이 통과됐으니 이제 마이데이터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지는 산업계의 몫”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보호 규제는 강화 

금융당국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보안 우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할 방침이다. 이날 처리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에도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된 정보는 즉시 삭제하도록 하고,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가명정보를 식별할 수 있게 처리할 경우 기업은 전체 매출의 3% 이하의 과징금, 개인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안전장치를 뒀다. 박주영 과장은 “정보유출에 대해 강력한 책임을 묻을 예정이며, 향후 정보보호를 위해 추가 대책 등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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