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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지뢰밭 많다···美언론 “이란, 대리전 할 수도"

중앙일보 2020.01.09 15: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공격 대신 추가 경제 제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이란에 군사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이란에 군사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국민발표에서 “미국은 평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확전을 원하지 않는 것은 이란도 마찬가지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8일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 후 “자위적 방어 조치”라며 “솔레이마니 사령관 죽음에 대한 이란의 대응은 끝났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끝났다'는 것이다. “긴장 고조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미 주요 언론들은 이란이 “인명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위를 조절해 공격했고, 이라크에도 공격 사실을 미리 알렸다”(CNN)며 체면을 지키는 수준의 보복을 했다고 평가했다.  
 
중동 지역 미군 병력과 주요 기지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중동 지역 미군 병력과 주요 기지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모든 미군을 중동에서 몰아내는 것이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NYT)라고 강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워싱턴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일단 확전을 막은 것에 대해 안도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이 과연 여기에서 공격을 멈출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양측이 단기적인 군사적 충돌에선 벗어날 수는 있지만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다른 방식으로 부딪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역시 “이란은 잘 알려진 타깃보다 비교적 덜 주목받는 타깃을 대상으로 보다 광범위한 공격을 시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YT,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이 중동 내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인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시행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이라크 알아사드 미군기지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란 TV 화면 캡처]

이란이 이라크 알아사드 미군기지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란 TV 화면 캡처]

 
미국 정부가 흔들리는 외교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고위 관료를 지냈던 이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불필요한 전쟁을 피한 건 사실이지만, 그는 방화범인 동시에 소방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것은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솔레이마니 제거’라는 위험한 작전을 지시한 트럼프 탓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중동 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단 얘기다.
 
WP 역시 “긴장은 완화됐지만 앞으로 테헤란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은 무엇이 될지, (이란의) 군사적 도발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대중동 정책을 재정비하라고 주문했다.
 
이란과의 전쟁에 반대하고 나선 미국 시민들 [AFP=연합뉴스]

이란과의 전쟁에 반대하고 나선 미국 시민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란 핵합의(JCPOA)’를 되살려야 한단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NYT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내에서의 패권과 석유 자원을 놓고 싸우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란 핵합의를 되살리는 것만이 양국의 ‘윈윈’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협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국제사회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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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ㆍ황수연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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