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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만든 '교육감 권한 강화' 조례, 교육감이 반대한 이유는

중앙일보 2020.01.09 10:34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장인홍 위원장이 회의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장인홍 위원장이 회의 시작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운영에 대한 교육감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례를 다시 심사해달라고 서울시의회에 요청했다. 학교 시설 개방 여부 등 교장에게 위임됐던 권한을 교육감에게 넘기는 조례에 당사자인 교육감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9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0일 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특별시교육감 행정 권한의 위임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법령을 위반하고 공익을 해칠 수 있다며 재의를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한 조례는 교육감이나 교육지원청장이 필요에 따라 학교장에게 위임한 권한을 돌려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교장이 결정하는 학교 시설 개방 여부를 교육감이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학교장의 권한이 대폭 줄어드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이 시의회를 통과한 직후 유·초·중·고교 교장·원장회(교장회)와 서울교사노조, 서울교육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은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발단은 교장·시의원 맞붙은 '장안초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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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서는 조례 개정이 이뤄진 배경에 이른바 '장안초등학교 사건'이 있다고 본다. 지난해 3월 서울 광진구 장안초에 부임한 탁현주 교장은 방문객 출입 통제와 정문 폐쇄를 건의했다. 정문 앞을 지나는 주차장 진입로 때문에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고,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올 위험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60.8%의 찬성으로 정문을 폐쇄했다. 하지만 반발하는 일부 학부모는 서울시의회와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 이에 전병주 서울시의회 의원은 교육청을 통해 학교 측에 수차례 시설 개방을 요구했다.
 
하지만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전 의원은 교육감이 학교장의 권한을 회수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 의원은 지난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학교 시설 폐쇄는) 어린이 인권 침해이자 나아가 어린이 학대다. 교장이 학교를 개인의 사유지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한 강화된 서울교육청 "현행법 위반 소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학교장과 교원단체의 반발에도 조례는 시의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조례 개정으로 권한이 강화된 교육청은 개정안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권한이 남용될 수 있을 뿐 더러 교육자치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조례 의결 뒤 교육부와 법제처에 해당 조례가 법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를 요청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두 기관은 개정된 조례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 상위 법령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개정 조례안이 상위법령에 위반될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학교 자율성을 침해하거나 위축시킬 수 있다는 학교 현장의 우려가 매우 커 불가피하게 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이 재의를 요청하면서 공은 다시 시의회로 넘어갔다. 재의 요청을 받은 시의회는 재적 인원의 과반수 출석, 3분의 2 이상이 해당 조례를 찬성해야만 조례 개정을 확정할 수 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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