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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가게 차리려 '천사 성금' 훔쳤다? 진짜 이유 따로 있다

중앙일보 2020.01.09 05:00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경찰서 1층으로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0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긴급체포된 30대 용의자가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경찰서 1층으로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0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긴급체포된 30대 용의자가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경찰서 1층으로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0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긴급체포된 30대 용의자가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경찰서 1층으로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0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긴급체포된 30대 용의자가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지난해 말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000만원을 훔쳐 도주했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힌 충남 출신 30대 2인조가 사건 초기 진술한 범행 동기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혀낼지 주목된다.  
 

경찰, 특수절도 혐의 2인조 檢 송치
"컴퓨터 가게 더 늘리려 범행" 진술
경찰, 다른 가게 준비한 정황 포착
검찰 "정확한 동기 확인해 보겠다"

9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주 완산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된 A씨(35)와 B씨(34)를 기소 의견으로 지난 7일 전주지검에 넘겼다. 논산 지역 선후배 사이인 두 남성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7분쯤 '얼굴 없는 천사'가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뒤편 천사공원 내 '희망을 주는 나무' 밑에 두고 간 성금 6000여만원을 상자째 차량에 싣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논산에서 컴퓨터 수리업체를 운영하는 A씨가 무직인 B씨에게 먼저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범인 A씨는 경찰에서 "유튜브를 통해 '얼굴 없는 천사'의 사연을 알게 됐다"며 "컴퓨터 수리업체를 하나 더 차리려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전주 완산경찰서 김영근(오른쪽) 형사과장이 지난 2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를 찾아 지난달 30일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 6016만3510원이 든 A4용지 상자를 최규종 노송동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 완산경찰서 김영근(오른쪽) 형사과장이 지난 2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를 찾아 지난달 30일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 6016만3510원이 든 A4용지 상자를 최규종 노송동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컴퓨터 가게가 아닌 다른 종류의 가게를 차리려고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히 어떤 가게인지, 불법성이 있는지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범행 동기에 대한 A씨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물적 증거를 찾아 왔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 다른 범행 동기가 있는지 객관적 사실과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름도, 직업도 베일에 싸인 '얼굴 없는 천사'는 매년 12월 성탄절 전후에 비슷한 모양의 A4용지 상자에 수천만원에서 1억원 안팎의 성금과 편지를 담아 노송동주민센터에 두고 사라지는 익명의 기부자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모두 21차례 기부한 성금 총액은 6억6850만4170원에 달한다. 그가 건넨 성금은 생활이 어려운 4900여 세대에게 현금과 연탄·쌀 등으로 전달됐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지난 2일 A씨 등에게 회수한 '얼굴 없는 천사' 성금 6016만3510원을 노송동주민센터에 전달했다. 경찰은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 소유권을 주민센터에 넘긴 것으로 봤다. 전주시는 어렵게 되찾은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등 소외계층을 위해 쓸 예정이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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