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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면 미세먼지 배출에 효과 본다?…야쿠르트 연구소 가보니

중앙일보 2020.01.09 05:00
 
지난 5일 오후 청운동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약간 뿌옇다.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PM 10) 농도는 '보통' 수준이었지만 초미세먼지(PM 2.5)는 대체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청운동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약간 뿌옇다.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PM 10) 농도는 '보통' 수준이었지만 초미세먼지(PM 2.5)는 대체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연합뉴스]

 
 지난해 말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한 연구원이 하얀 실험용 쥐의 호흡기를 통해 이물질을 투입하는 실험이 한창이었다. 어떤 실험인지 묻자 이 연구원은 “액상으로 된 미세먼지 성분을 쥐의 코에 주입한 뒤 미세먼지로 인한 면역 반응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4년부터 4500여종의 프로바이오틱스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유한 유산균 균주와 미세먼지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작업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세먼지 효능 유산균에 대한 특허 등록을 했다. 또 지난해 4월엔 자체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산화적 스트레스 및 피부 보습을 개선’과 ‘미세먼지로 인한 면역 불균형을 해소해 면역 항상성 유지’에 대한 추가 특허 등록도 했다. 정말 유산균 제품을 마시면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을까. 이 회사 중앙연구소에서 심재헌 소장을 만나 미세먼지와 관련한 유산균 스토리를 들었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심재헌 소장이 미세먼지와 유산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심재헌 소장이 미세먼지와 유산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

 
미세먼지 관련 연구는 언제 시작했나. 
“3년 정도 됐다. 미세먼지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은 온 국민이 피부로 느낀다.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좀 더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연구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은 면역력 증진과 장내 건강을 지켜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세먼지도 결국 외부로부터 체내로 들어오는 이물질이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면역 작용이 일어난다. 이물질이 과하게 들어오면 과면역이 생기고 염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유산균이 면역력을 높이기도 하지만 조절해주는 기능도 있다. 그런 쪽에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다.”
 
 
 
체내에 쌓인 미세먼지에 유산균이 정말 효과가 있나. 
“미세먼지는 ①호흡기를 통해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②구강을 통해서 들어와 소화기로 넘어간다. 또 ③피부 접촉이나 안구 점막 등 피부 표면에 접촉되면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산균은 과면역을 일으키는 물질 분비를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구강을 통해 소화기로 들어온 미세먼지는 대장의 장막 세포에 영향을 준다. 최근 확인된 연구 결과를 보면 유산균은 장막을 튼튼하게 한다. 세포와 세포 사이의 틈을 촘촘하게 해서 유해한 물질이 세포에 파고드는 것을 막고 배출이 되도록 하는 거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머무르는 시간과 세포 접촉 시간을 단축해줄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야쿠르트 연구원이 실험쥐에게 미세먼지를 주입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

한국야쿠르트 연구원이 실험쥐에게 미세먼지를 주입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

 
미세먼지 연구에 어려운 점이 뭔가. 
“미세먼지에 관심은 많지만 정작 정의는 없다. 실험을 위해서 어떤 미세먼지를 실험에 써야 하는지 표준화된 것도 없다. 어떻게 실험을 설계하고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지, 실험 설계 쪽에서 고민이 많았다. 결국 동물이나 세포 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세먼지 농도 설정을 위한 케이스. [사진 왕준열]

미세먼지 농도 설정을 위한 케이스. [사진 왕준열]

 
정말 마시기만 해도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나.   
“미세먼지에 노출이 안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연구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섭취하면 미세먼지가 가진 위해성을 낮춰준다는 것이 일부 입증됐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증거와 명백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 있는 유산균 라이브러리. [사진 왕준열]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 있는 유산균 라이브러리. [사진 왕준열]

 
한국야쿠르트 연구팀은 40여 년 동안 축적한 4500여 종의 프로바이오틱스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4500여 종의 유산균에서 미세먼지가 가진 독성을 경감시킬 수 있거나, 산화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과면역을 조절하는 균 3가지를 찾았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왕준열]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왕준열]

 
미세먼지와 관련한 추가 연구 계획은. 
“미세먼지는 이른 시일 안에 근본적인 해결 가능성이 없다. 건강식품 쪽을 연구하는 회사에선 식품을 통해 우리 몸을 좀 더 튼튼하게 방어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는지 계속 연구할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가진 기능 중 하나가 미세먼지의 위해성을 경감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실험에서 확인됐다. 더 활발한 유산균 연구가 이어질 것이다.”  
 
미세먼지를 연구하는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내부. [사진 왕준열]

미세먼지를 연구하는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내부. [사진 왕준열]

 
유산균 외에도 식품으로 미세먼지 영향을 줄일 수 있나.  
“좋은 식품, 기능성 식품을 선택해서 먹으면 부합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식품이 의약품은 아니지만,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성 식품이 많이 개발돼 있다. 사람들은 기관지나 폐와 같은 호흡기 쪽의 악영향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도라지, 박하, 배와 같이 전통적으로 기관지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추천한다. 또 호흡기 세포나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 소재 개발도 계속될 것이다.”
 
용인=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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