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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 본 법조계 "정권수사하는 검사 치는게 개혁이냐"

중앙일보 2020.01.09 00:06 종합 3면 지면보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3년 10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3년 10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말 안 들으면 죽는다’고 확실하게 신호를 보낸 것이다.”
 

“주말 광화문 나가겠다” 분노 표출
“윤석열에게 나가라는 신호 보낸 것”
민주당 “개혁 고삐 … 적절한 인사”
야당 “검찰 독립 아닌 예속과 종속”

8일 단행된 검찰 인사에 대해 한 현직 검사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1·8 대학살’로 불리는 청와대와 법무부발 검찰 인사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특히 청와대 관련 수사 지휘부의 해체와 윤석열 검찰총장 손발 자르기가 현실화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검찰 간부는 “정권에 부담이 되는 수사를 진행 중인 수사팀을 해체하기 위한 노골적 인사”라며 “앞으론 청와대에 불편한 수사는 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검사 자존심을 짓밟았는데 검사들이 과연 새 간부들의 말을 듣고 그들에게 줄을 설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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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이번 주말 광화문(시위 현장)에 나갈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전직 고검장은 “‘영전성 문책’ ‘영전성 경질’이 현실화하면서 대검 청사 7층에 있던 검찰총장 참모진이 완전히 해체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직 검찰 고위 간부는 “귀양을 보낸 건가. 참 멀리도 쪼개서 보냈다”고 혀를 찼다. 청와대 관련 수사를 지휘했던 간부들을 제주와 부산 등지로 보낸 것을 지적하면서였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권이 윤 총장에게 나가라는 확실한 신호를 준 것이다. 정권 수사하는 검사 치는 게 검찰 개혁이냐”고 반문했다.
 
대부분의 야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스스로 수사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셀프 면죄부용 인사 폭거”라며 “추 장관은 직권남용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잠재적 피의자인 추 장관과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의해 주도돼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고,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수석대변인도 “이건 검찰 독립이 아닌 예속과 종속”이라고 비판했다. 대안신당과 평화당도 각각 “검찰 길들이기 의도라면 큰일” “검찰 개혁이 권력의 불편 해소 방편으로 변질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능력과 직무 적합성이 고루 반영된 적절한 인사”라며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직 내부의 건강한 결속과 동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반발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 법 절차와 조직 근간을 무시하는 것으로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다시금 증명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인사를 존중한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야당 중 유일하게 긍정 평가했다.
 
김수민·박해리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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