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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면전? 제한 타격? 의회 전쟁수용 미지수

중앙일보 2020.01.09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 6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미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의 F/A-18F 전투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미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의 F/A-18F 전투기. [로이터=연합뉴스]

지구촌의 화약고인 중동의 전쟁 위기에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에는 발언을 자제했지만 앞서 “이란의 52개 목표를 빠르고 강력하게 타격할 것”(4일), “무얼 하든 대규모 응징을 할 것”(5일)이라며 이란에 대규모 맞대응을 경고했다. 군사적 총량으로만 보면 2003년 이라크전 때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던 미국이 압도적이다. 그럼에도 이란은 35만 명의 육군과 12만5000명의 혁명수비대, 장갑차 1250대 등을 갖춘 중동의 군사 강국이라 미국이 준비 없이 덤벼들 나라도 아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참석해 열린 7일 국가안보팀 회의에선 응징론과 자제론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최초 평가를 기반으로 열렸다고 한다.
 

미국의 맞대응 카드 뭘까
안보팀도 응징론 vs 자제론 맞서
이라크전처럼 우방 규합 쉽지 않아
이란의 미사일기지만 타격할 수도

트럼프. [EPA=연합뉴스]

트럼프.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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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문가들은 이라크전 때처럼 미국이 전 세계 우방국을 규합해 이란 땅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 뒤 전면전을 벌이기엔 당장은 쉽지 않다고 본다. 현재 중동 지역에 8만 명 규모의 미군 병력이 주둔 중인데, 이라크전 당시엔 미군 12만 명과 영국·호주·폴란드 등 모두 14만 명의 원정군과 7만 명의 쿠르드족 민병대가 참전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한때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잭 키앤 전 미 육군 참모차장은 이란 공격에 앞서 출연한 방송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을 예상하면서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3차 세계대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AP=연합뉴스]

미군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AP=연합뉴스]

또 전쟁을 하려면 미국 의회가 동의해야 하는데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과 국제사회는 지금 전쟁을 벌일 형편이 못된다”며 개전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란 VS 미국(중동 지역) 군사력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란 VS 미국(중동 지역) 군사력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에 따라 당장의 미국 선택지로 전면전이 아닌 대규모 보복, 원점 타격과 같은 제한적 응징 등이 거론됐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공습 대응방안을 놓고 대화를 나눈 뒤 폭스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좋은 패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태 악화를 추구하지 않지만 도발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맞대응에 나선다는 얘기다.
 
이란, 미군 주둔지에 지대지 미사일 공격. 그래픽=박경민 기자

이란, 미군 주둔지에 지대지 미사일 공격. 그래픽=박경민 기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발언대로 ‘52개 목표’ 타격에 나서며 대규모 보복을 할 경우 이란도 국내정치적 판단에 따라 맞대응하면서 보복과 맞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며 전면전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에 트럼프 정부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란 미사일기지를 원점 타격하는 식의 제한적 보복을 선택지로 선택할 수도 있다. 미군이 인명피해를 보지 않았다면 ‘비례성의 원칙’에 따른 보복이 통상 교전수칙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존 가라만디(민주당) 하원의원은 CNN에서 “이란 총리와 미국 국방장관 모두 긴장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보복 자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오늘은 자제했지만 내일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이철재·이근평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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