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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기 반등 어려워지나…“올 2.4% 성장 먹구름”

중앙일보 2020.01.09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이란이 8일 미군 주둔 이라크 공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발 긴장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확전이나 장기전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올해 국내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정부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 시나리오별 대책 주문
“원유 수입처 서둘러 다변화해야”

이란이 보복을 공언한 이스라엘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로도 불똥이 튄다면 국내 경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해 9월 사우디에서 드론 테러가 발생했을 때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했다”며 “이란이 미국 우방국의 원유시설을 공격한다면 국내 원유 수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에 직접 수출하거나 중동을 거쳐 수출하는 우리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아직 가능성은 적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호르무즈에서 교전이 일어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필요한 원유의 약 80%는 중동에서 들여온다. 이 중 대부분은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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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국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올해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경제성장률(2.4%) 달성에도 차질이 생긴다. 정재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장은 “(중동 사태는)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악재”라며 “지난해 두 자릿수로 감소한 한국 수출의 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팀장은 “중동 역내 교전이나 교민 피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대책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한국과 이란의 교역 규모만 본다면 미미한 수준이다. 2018년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과 이란의 거래도 급속히 위축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한국의 수입 규모는 2017년 80억 달러에서 지난해 21억 달러로 줄었다. 이란에 대한 한국의 수출은 같은 기간 40억 달러에서 3억 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제3국을 통한 이란과의 거래는 진행 중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특훈교수는 “대기업은 많이 빠졌지만 여전히 2000개 이상 기업이 중국·아르메니아 등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고 있다”며 “미국의 감시로 거래가 끊긴 듯 보이지만 인구로 봐도, 자원(석유·천연가스)으로 봐도 이란과 거래 수요는 많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아직도 중동산 원유의 수입 비중이 큰 만큼 원유 수입처를 적극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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