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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 내게 송금한 셈, 환전수수료 0”

중앙일보 2020.01.09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7일 중앙일보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여행객들이 365일 24시간 싸게 환전할 수 있도록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이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7일 중앙일보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여행객들이 365일 24시간 싸게 환전할 수 있도록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이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이런 서비스는 기존에 없었다. ‘트래블월렛’은 온라인 환전 서비스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은행 계좌를 연결하고 환전을 요청하면 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외화를 ‘현지에서’ 실물로 받는다. 정신없는 공항에서 목돈을 들고 다니며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여행 중 현금이 부족할까봐 한 번에 많은 액수를 환전할 필요도 없다. 돈이 떨어지면 그때그때 현지에서 앱으로 환전을 신청하고 가까운 현지 은행에 가면 된다. 환전 우대율은 100%인데, 이는 환전 수수료가 ‘제로’라는 뜻이다. 지난해 3월 트래블월렛을 창업한 김형우 대표(35)를 7일 인터뷰했다.
 

환전앱 ‘트래블월렛’ 김형우 대표

외환연구원 등으로 일하다 창업
해외서 비싼 수수료 아깝다 생각

동남아 계좌없이 QR로 인출 가능
현지돈 안 바꿔 나가도 돼 편리

수수료 ‘0원’이 가능한가.
“시중은행의 환전 수수료가 비싼 건 실물 지폐를 한국으로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화폐는 일반 화물과 달리 운송 시 경호 인력이 붙는다. 당연히 유통비가 비싸다.”
 
동남아 환전은 특히 비싼데.
“수요가 적어서 그렇다. 달러처럼 수요가 많고 회전율이 빠른 화폐는 보관료가 싸다. 반대로 동남아 화폐처럼 수요가 들쑥날쑥하고 수요가 적은 화폐는 보관료가 비싸다. 미국 달러 수수료가 1~2%라면 베트남 동은 10%가 넘는다. 실물 화폐를 현지에서 받으면 이런 낭비가 없다.” 김 대표는 “현지에서 현지 화폐를 수령하는 환전 서비스는 트래블월렛이 세계 최초”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얼마나 싼가.
“한국 돈 100만원을 베트남 화폐 ‘동’으로 바꾼다고 볼 때 트래블월렛을 이용하면 2000만 동을 주지만 공항 환전소를 이용하면 1760만 동을 준다. 시중 은행은 1860만 동 정도다. 대략 7만~12만원을 아낄 수 있다.”
 
수수료를 안 받으면 어떻게 수익을 내나.
“환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 상품과 여행자 보험 판매를 중개한다. 공항 라운지 이용권도 판다. 지금은 이런 부가 상품으로 수익을 낸다. 장기적으로는 외환전문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다. 덩치를 키워서 개인 간 거래뿐 아니라 기업의 외환 거래까지 담당하는 거다.”
 
어떤 원리로 환전이 되나.
“해외 송금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한국의 내가 방콕에 있는 나에게 송금을 하는 거다. 일반적으론 송금받은 돈을 찾기 위해선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동남아엔 현지 계좌가 없어도 신분증이나 QR코드로 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보통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에 돈을 보낼 때 쓰는 시스템인데 이걸 일반 여행객들도 쓸 수 있게 확장한 것이다. 동남아뿐 아니라 호주와 일본에서도 현지 수령이 된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펀드매니저, 외환 연구원으로 8년을 일하며 직업병이 생겼다.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결제 수수료가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거다. 순간적으로 ‘방금 수수료 3780원을 냈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여행을 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런던에서 금융학 석사를 마치고 입사한 국제금융센터라는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사직서를 냈는데 막상 퇴사일이 다가오자 2주 전부터 잠이 안 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객 후기 중에 돈 찾으려고 현지 은행에 갔는데 어려움이 있었단 얘기도 있다.
“서비스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은행 직원이 우리 서비스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었고 은행 주소가 구글맵에 잘못 나오기도 했다. 하나하나 방문해 위치를 확인하고 주소를 정정했다. 지금은 이런 불평이 많이 줄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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