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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인대 다친 NC 나성범은 부활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20.01.09 00:01
"야구장에서 관중 함성 들릴 때마다 노래 볼륨을 더 높였어요. 차마 못 듣겠더라고요." 
 
7일 창원NC파크 실내 훈련장에서 타격하고 있는 나성범. [사진 NC 다이노스]

7일 창원NC파크 실내 훈련장에서 타격하고 있는 나성범. [사진 NC 다이노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낳은 최고의 스타 외야수 나성범(31)이 지난해 힘들었던 나날이 떠오르자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창원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루 중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및 내측인대 재건술과 바깥쪽 반월판 성형술을 받았다. 
 
나성범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 타율 3할대, 20홈런 이상을 날리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23경기에 나와 타율 0.366, 4홈런, 14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런데 무릎이 다치면서 그는 야구 인생 처음으로 길게 쉬어야 했다. 참담했지만 그라운드에 복귀해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긴 재활의 시간을 견뎠다. 
 
8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나성범은 한층 밝은 모습이었다. 얼굴은 홀쭉했지만, 몸은 탄탄해져 있었다. 그는 "살을 많이 뺐다. 목발 짚고 있을 때, 못 움직이다 보니까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이 찌더라. 체중이 112㎏까지 나갔다. 체중을 빼는 게 무릎에 부담이 없을 거라고 해서 현재 104㎏까지 줄였다"며 웃었다. 
 
하지만 힘든 재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다소 표정이 어두웠다. 특히 무릎 수술 직후 창원 구장에서 재활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정규시즌이 한창 치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야구장 트레이닝장에서 창문만 열면 관중들도 보이고 경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노래 소리를 더 크게 틀어놓고 운동만 했다"고 전했다. 그럴수록 빨리 그라운드에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나성범은 회복을 더 잘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미국 LA에 있는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센터에 갔다. 나성범의 에이전트는 '블루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68)다. 나성범이 류현진과 함께 한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나성범은 "영어를 잘 못해서 미국에서 생활하는 게 처음에는 힘들었다. 그런데 집과 트레이닝센터만 왔다갔다 하다보니 적응해서 잘 지냈다"고 말했다. 
 
나성범이 창원NC파크에서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성범이 창원NC파크에서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부터는 다시 창원NC파크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는 무릎에 통증이 없다. 굽혔다 펴고, 뛰는 것도 잘 뛴다. 캐치볼과 티 배팅도 잘하고 있다. 수비 훈련도 하고 실내에서 타격훈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그는 "나는 100%라고 생각하는데 몸이 준비가 안 돼 파워를 못 쓰는 것 같다. 이제 주루 훈련을 곧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성범은 부활할 수 있을까. 나성범은 "현재 목표는 올 시즌 개막전(3월 28일)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예전처럼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선수들이 100% 제대로 복귀한 것은 아니었다. 수술과 재활을 해도 부상 이전의 완벽했던 무릎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무릎이 다치던 순간이 트라우마로 남아 활동 범위가 좁아지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15년 십자인대 부상 이후 복귀한 서건창(31·키움 히어로즈)도 "아프지는 않은데 내 의지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나성범이 좌타자인 것이다. 이상훈 CM충무병원 원장은 "메이저리그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겪은 선수들의 데이터를 찾아본 결과, 타격할 때 앞쪽에 있는 다리를 다친 경우 복귀 후 타율이 떨어진 확률이 6.5% 정도였다. 반면 타격할 때 뒤쪽에 있는 다리를 다친 경우에는 타율이 13% 정도 떨어졌다. 나성범은 좌타자라서 타격 시 다친 오른 다리가 앞으로 나가서 타율이 떨어질 확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또 외야수 포지션도 나성범에겐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 원장은 "외야수는 유격수처럼 수비할 때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는 게 없다. 타구를 예측하고 직진으로 달리면 돼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고 덧붙였다. 
 
나성범은 지난해 시즌을 잘 마쳤다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에 진출하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거를 꿈꾸고 있다.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로 다시 한 번 굳은 의지를 보여줬다. 
 
창원=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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