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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수사 '윤석열 측근' 죄다 잘랐다···추미애 '1·8 대학살'

중앙일보 2020.01.08 21:25
추미애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장관 [연합뉴스]

 8일 단행된 검찰 고위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찰 간부들이 줄줄이 좌천됐다. 울산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이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비리 수사를 지휘해온 특수통 검사들도 뿔뿔이 흩어져 수사의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노무현 정권 또는 현 정권과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대거 전진 배치됐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검찰 고위급 간부에 해당하는 검사 32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고등검사장과 검사장으로 각각 5명씩이 승진했고, 22명은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수사 이끈 3인방 잘려나갔다

한동훈 박찬호 배성범 검사

한동훈 박찬호 배성범 검사

청와대 등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눈 검사들은 상당수 지방으로 발령났다.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비리 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한동훈(사법연수원 27기)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지휘했던 박찬호(26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 검사장으로 전보됐다. 두 사건 수사를 총괄한 배성범(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을 맡았다. 고검장급 승진이지만 수사와는 거리가 먼 자리다.
 
윤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핵심 참모들도 대거 물갈이됐다. 검찰 내 ‘2인자’로 불리는 강남일(23기) 대검 차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이동했고, 후임으로 구본선(23기) 의정부지검장이 발탁됐다. 이원석(27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조상준(26기)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고검 차장으로 각각 가게 됐다. 윤 총장과 막역한 사이로 '대윤(윤 총장)', '소윤'으로 불렸던 윤대진(25기) 수원지검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다.
 

'문재인 동문' 이성윤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왼쪽)과 서울북부지검장으로 임명된 김후곤 기조실장(오른쪽).

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왼쪽)과 서울북부지검장으로 임명된 김후곤 기조실장(오른쪽).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이성윤(23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발탁됐다. 이 지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2006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파견돼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대학 동문으로 경희대 출신 첫 검사장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목포지청장으로 검경합동수사반장을 맡기도 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조남관(24기) 서울동부지검장이, 기획조정실장은 심우정 서울고검 차장이 임명됐다. 당초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두 자리를 추 장관이 비(非) 검사로 대체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조 지검장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한동훈 나간 자리엔 '추미애 청문단' 검사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 총장의 수족이 잘려나간 대검 참모 자리는 대부분 새로 승진한 26~27기 검사장들이 채웠다. 반부패ㆍ강력부장에는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홍보팀장을 맡았던 심재철(27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공공수사부장에는 배용원(27) 수원지검 1차장검사가 각각 임명됐다. 기획조정부장과 형사부장은 각각 이정수(26기) 부천지청장, 김관정(26기) 고양지청장이 맡는다. 인권부장은 이수권(26기) 부산동부지청장,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노정환(26기) 대전고검 차장검사가 임명됐다.
 
당초 서울중앙지검장 물망에 올랐던 김후곤 (25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서울북부지검장으로 간다. 서울동부지검장은 고기영(23기) 부산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은 장영수(25기) 대전지검장이 됐다. 25기 동기인 조재연 제주지검장이 수원지검장으로, 조종태 광주고검 차장검사가 춘천지검장으로, 권순범 전주지검장이 부산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단행된 검찰 인사에 대해 윤 총장과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팀을 해체하기 위한 노골적 인사”라고 비판했다.
 
좌천된 검찰 간부들은 대부분 “정권이 원하는 대로 사표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덤덤한 반응이다. 다만 윤대진 검사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4시쯤 과천 청사를 출발해 청와대로 향했다. 추 장관은 청와대에 도착해 인사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청와대를 떠난 2시간여 후 인사안이 전격 발표됐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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