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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권분립 논란으로 시작해 '윤석열 라인' 좌천인사 공방으로 끝난 정세균 청문회

중앙일보 2020.01.08 20:26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의원들끼리 품앗이 후원을 해서 연말에 소득공제로 세금혜택을 받기 위한 ‘절세 후원’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8일 이틀째 이어진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도 ‘돈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 후보자가 2018년 동료 의원 50명에게 총 1500만원을 후원해서다. 전날 자녀 2명의 결혼식 축의금 3억원에 이어 이날은 동료 의원에게 무더기 후원을 한 저의(底意)를 캐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18년 12월 현역 의원 50명에게 총 1500만원을 보냈다. 후원금을 보낸 시기는 12월 20일부터 이틀간이었다. 의원 한 명당 평균 30만원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이 38명이었고, 민주당 재선 이상은 10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이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정세균 후보자의 '1500만원 후원금' 문제를 지적했다. [연합뉴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정세균 후보자의 '1500만원 후원금' 문제를 지적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를 '절세 후원'이라며 “일종의 편법·꼼수를 쓰면서 세금 절세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이 곱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후원금은 소득공제 대상이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정치자금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후원)한 것이다. (후원한) 후배들로부터 후원금을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 김 의원은 2018년 이전에도 동료 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냈다. 대부분 초선이었다. 2014년 1990만원(41명), 2015년 1060만원(20명), 2016년 1950만원(41명), 2017년 1950만원(55명) 등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경험 많은 선배 의원이 초선들에 소액의 후원금을 지급하는 건 격려 차원"이라고 전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관련된 질문에 “다 잘한다고 말씀드리긴 어렵겠지만, 대체로 잘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정 후보자가 2012년 6월 “좋은 분이지만 한 국가를 책임지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말한 대목을 끄집어내면서 평가가 바뀐 이유를 물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그 시점은 (저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을 하고 있을 때”라며 “경쟁자에 대해서 평가할 때 한 말이라는 점을 참고해 달라”고 답했다.
 

논란 재점화한 '삼권 분립' 

8일 정세균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와 신평 변호사. 헌법학자인 두 명의 참고인은 국회의장 출신의 국무총리 임명과 관련한 삼권분립 논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폈다. [연합뉴스]

8일 정세균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와 신평 변호사. 헌법학자인 두 명의 참고인은 국회의장 출신의 국무총리 임명과 관련한 삼권분립 논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폈다. [연합뉴스]

‘삼권 분립 훼손’과 관련한 논란은 이날도 재연됐다. 청문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교수들은 국회의장 출신의 국무총리 임명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냈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법부 수장으로 (행정부) 견제의 선봉에 나서야 하는 지위에 있다가 의장직을 마치고 대통령 하에 국무총리로 들어가는 것은 헌법이 채택한 삼권분립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최근 민주당의 대권 주자인 존바이든 부통령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고 말하자 참고인으로 출석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의 신평 변호사는 “권력분립을 가장 엄격하게 유지하는 미국에서조차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삼권분립 논란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의장 출신의 국무총리 임명이) 권력분립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 놓고 공방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저녁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윤석열 라인'이 배제된 점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 후보자에게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주호영 의원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과감하게 수사를 하니 뒤돌아서서는 이런 식으로 다 흩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성완종 의원은 "(울산 청와대 하명수사) 사건이 종결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할 판인데 6개월 만에 좌천 인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제가 그것을 평가할 입장에 있지는 않다"면서도 "인사는 인사 근거가 있을 것이며 의사결정을 한 사정이 있을 것이기에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날로 마무리됐다. 여야는 10일까지 사흘 간 청문보고서 채택 기간을 가질 예정이지만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 민주당은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
 
김효성·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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