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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출신 70명 쏟아진다···"꽃길만 걷나" 여당도 아니꼬운 시선

중앙일보 2020.01.08 08:00
‘문재인 청와대’ 꼬리표를 단 총선 후보가 21대 국회에 몇 명이나 입성할까. 총선을 석 달 남짓 앞두고 전현직 청와대 참모 출신 출마자들의 동향과 규모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당에서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는 바보들의 행진”(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이라고 날을 세우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과 우려가 교차한다.
 
윤건영. [연합뉴스]

윤건영. [연합뉴스]

 
논란을 재점화한 건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서울 구로을 출마설’이다. 그는 총선을 정확히 100일 앞둔 6일 사의를 밝히며 “겸손하지만 뜨겁게 시작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현재 구로을 출마가 가장 유력하다. 구로을에 지역구를 둔 이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원 겸직 장관)이다. 박 의원이 지난 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사흘 만에 윤 실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박영선 나간 자리에 윤건영”이라는 그 간의 소문에 힘이 실렸다.
 
당 내에서는 “청와대 출신이라고 유리한 지역구를 받아 꽃길만 걸어서는 되겠느냐”(중앙당 당직자)는 말이 나온다. 윤 실장의 경우 고향인 PK(부산·경남)나 자택이 있는 경기도 부천 등 다른 지역 출마 수요가 거론되는데 굳이 민주당 ‘표밭’을 골라가는 걸 곱게 보기 힘들다는 평이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청와대 출신이 해볼만한 지역에 편하게 낙하산으로 내려가 단수공천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7일 말했다.
 
꽃길 행보가 윤 실장이 가진 ‘문재인의 복심’ 타이틀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의 초선 의원은 “우리 당에 좋은 지역이 비었다면 당연히 벌써부터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당 후보자가 있기 마련”이라며 “당 내 경선에 참여해 경쟁 절차를 밟아야지, 자칫 경선 없이 전략공천을 했다가는 반발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부터)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출신 ‘현직 장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부터)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출신 ‘현직 장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 같은 분위기는 민주당이 ‘험지 출마자’ 물색에 난항을 겪으며 더 커졌다. 박영선 장관 지역구와 대조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역구(서울 광진을)가 대표적 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의 최대 고민은 광진을에 누구를 내보내냐는 것”이라면서“(한국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붙어 이길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한 데 마땅한 인물이 없어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출신 중 광진을에 나오겠다는 후보는 아직 없다.
 
‘조국 사태’로 민심이 악화한 PK 지역도 인물난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윤 실장 등 대통령 측근 인사나 신인, 명망가를 중심으로 구심점이 될 후보자들과 접촉했지만 다들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결국 재보궐 낙마 후 어렵게 수도권(경기 김포을) 초선 타이틀을 단 김두관 의원을 다시 경남으로 ‘U턴’ 시키는 고육지책 카드를 꺼냈다.
 
총선 출마 나선 文정부 주요 청와대 참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총선 출마 나선 文정부 주요 청와대 참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청와대 출신이 험지로 자진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는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두어달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11월 의원들 여럿을 모아놓고 수 차례 “대통령 덕 볼 생각은 말아야 한다” “청와대에서 실장까지 했으면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양 원장이 “40명 이상”이라고 언급했던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 수는 수석비서관·비서관·행정관 출신을 모두 포함해 두 달 새 70명 선으로 늘었다.
 
정치권에서는 정권 4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이 ’친문 마케팅‘을 활용할 최적의 기회라는 판단에서 ‘청와대 출마자 러시’가 이어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들의 실제 당선 가능성은 미지수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권 심판론’이 커지기 마련”이라면서 “BH(청와대) 출신이 많다면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맞을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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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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