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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 1순위 기준 강화?…오히려 실수요자 피해”

중앙일보 2020.01.08 06:52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아파트 청약 1순위 자격 조건을 강화해 반발이 일고 있다. 1순위 자격을 받기 위한 해당 지역 최소 거주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투자 목적을 가진 청약자를 배제하고 실거주자를 우선하기 위한 취지라 밝혔지만, 실수요자도 피해를 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입법 예고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 관련 글에 3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개정안에는 청약 1순위 의무거주기간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수도권의 투기 과열지구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 주택 청약 1순위를 부여받으려면 해당 지역 최소 2년 거주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는 최소 1년만 거주해도 청약 1순위 조건을 충족했다. 
 
대상지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꼽힌 서울과 과천·광명·성남 분당·하남 등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과천 지식정보화타운·성남 위례·하남 미사·감일 지구, 그리고 수도권 유망 지역 대부분이다. 
 
입법 예고된 개정 규칙은 규제심사 등을 거쳐 내달 말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시행일 이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단지는 해당 내용을 적용한다.
 
게시글 댓글 대부분은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상당수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준비해 온 실거주 목적의 서민이라고 밝히며 갑작스러운 기준 강화로 불이익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모씨는 "정부 정책을 믿고 기다린 서민인데, 청약의 희망을 안고 기다린 입장에서 갑자기 거주요건을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1년 이상 조건을 충족한 실수요자에게는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했다.
 
해당 지역 주민이었으나 최근 해외나 지방 근무를 다녀와 실거주 2년 채우지 못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두 아이 아빠라고 소개한 강모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쭉 살다가 직장 때문에 지방에서 2년을 보내고 돌아와 작년 말 실거주 1년을 채우고 차근차근 청약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준이 바뀐다고 한다"며 "입법 전에 전입한 사람은 예외가 돼야 한다"고 적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12·16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과천 등지에서 주택 청약 1순위를 받으려고 실거주 목적 없이 전·월세를 얻어 위장 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자 정부가 강구한 대책이다.
 
현재 서민층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분양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분양가는 낮아졌기 때문이다. 분양에 관심이 커지다 보니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의견수렴을 모두 받아보고 나서 검토할 문제라면서도 시행 유예 조치 등은 전례가 없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청약 규제를 강화할 때는 전격적으로 시행됐고 유예 규정을 둔 전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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