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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호 논설위원이 간다] 여당 법사위원 “타다법 시대 흐름 역행” 정면 비판

중앙일보 2020.01.08 00:48 종합 26면 지면보기

‘타다 금지법’ 제동 건 민주당 이철희 의원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6일 ’정치가 옳은 길을 가야 하는데 너무 쉬운 길을 선택한다“며 ’타다와 택시 문제는 힘들지만 상생의 길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6일 ’정치가 옳은 길을 가야 하는데 너무 쉬운 길을 선택한다“며 ’타다와 택시 문제는 힘들지만 상생의 길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난달 6일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할 때만 해도 본회의 처리까지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연말 국회 파행으로 개정안 처리는 연기됐다. 이 법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법사위원인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정부 여당이 마련한 이 법안을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여당에서 처음으로 터져 나온 공개 비판이다. 그는 “기존 산업과 신산업간의 갈등으로 프레임을 짜놓고, 거기서 자기들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한다”고 여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따라 ‘타다 금지법’ 국회 처리는 새 국면으로 들어섰다. 법사위에는 이 의원 외에도 반대 의원들이 더 있다고 한다. 법사위는 몇몇 의원이 반대해도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구조다. 여당에서 발의한 개정안은 대여 자동차의 경우 관광 목적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에 한해 운전자를 알선하도록 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다. 지난 6일 오후 이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총선 표계산 했다면 정치적 근시안
정부가 갈등 프레임 짜고 책임 회피
택시·타다 상생하는 길 찾아줘야”
법사위, 몇명 반대해도 통과 어려워

왜 비판하나.
“타다법을 마련한 국토교통부나 법을 발의한 의원들의 문제의식에 대해선 나름 인정하지만 크게 봐서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신년합동 인사회에서 ‘혁신, 혁신, 혁신 그리고 상생!’이라 했는데 그 혁신을 대하는 태도가 이거밖에 안 되는 건지. 실제 정책은 반혁신으로 나타나는 거 같고 이에 가장 상징적인 법인 것 같아 실망스럽다.”
 
‘타다 금지법’을 반대하는 프리랜서 드라이버들. [연합뉴스]

‘타다 금지법’을 반대하는 프리랜서 드라이버들. [연합뉴스]

어떤 점이 시대 역행인가.
“공유경제, 디지털 경제나 4차 산업 혁명 등이 태동하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데, 그걸 우리가 막는다? 과연 막는다고 막힐 건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전 세계는 그 흐름으로 가고 있고 이런 산업이 생겨나는 걸 막을 수 없다.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 지상파의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유튜브 보는 걸 금지한다고 하면 시청률이 회복되겠나. 그러니 시대 흐름에 안 맞는다. 우리 정부가 진보와 개혁을 표방한 정부라면, 미래 산업의 단초들을 잘 관리해서 보다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고 기성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능력과 실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정부의 문제는 뭔가.
“(이번에도 보면) 기존 산업과 신산업간의 갈등으로 프레임을 짜놓고, 거기서 자기들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한다. 제일 화나는 게 정부가 신산업과 기존 산업을 싸움 붙인 꼴이 됐고, 자기들은 회피한다는 점이다. 사실 택시산업에 이 지경까지 간 건 정부 정책의 책임이 크다. 그동안 방치했다. 택시산업이 타다나 카풀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게 아니다. 그동안도 충분히 힘들었다. 택시의 서비스가 열악한 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이걸 방치하다가, 타다 건이 터지고 나니까 타다 때문에 택시 산업이 나빠진 것처럼….”
 
계속하자면.
“왜 관료들이 무책임하다는 소리가 나오나. 택시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고통받는데 이 문제를 정면으로 붙어서 해결하려 노력하지 않고, 마치 타다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덮어씌워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이런 게 관료주의 아닌가.”
 
타다 운행 중지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오종택 기자

타다 운행 중지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오종택 기자

여당과 정부가 총선 표를 의식해서란 지적도 있다.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일종의 정치적 근시안, 너무 짧게 보는 것이다. 타다를 금지하는 게 민주당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이득이 되는지 회의적이다. 꼭 그렇지 않다고 본다. SNS에서 읽은 글 중 가장 아프게 와 닿았던 게, ‘민주당은 콜럼버스를 죽였다’라는 글이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해 상을 줘야 하는데 당시 스페인에서 ‘아니 서쪽으로 계속 가다 보면 대륙이 나오는 건데 그게 뭐 대단하다고 상을 주나, 앞으로 그런 상황마다 상을 다 줄 거냐’ 이렇게 부정하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거다. 새로운 발견을 실행하느냐가 혁신인데, 그걸 마치 부정하는 것처럼 비춰지게 만드는 건 조직화된 표를 아무리 강화해도 더 많은 표를 잃는 효과기 때문에 정치적 근시안이라 본다.”
 
여당에서 밀어붙인 이유는 뭐라 보나.
“선의가 있다고 본다. 기존 산업에서 워낙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고 확산되면 예상할 수 있는 피해가 있으니 방지해야 한다는 걸 거다. 택시 업계가 워낙 반대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서든 갈등을 해소하려는 선의라는 건 충분히 인정한다. 근데 그 선의가 입법으로 나타날 때 고려할 게 있다. 선의만으로의 입법이 가져올 부정적 효과는 너무 크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라는 건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이 정부가 진보 개혁 정부라 한다면 모든 문제를 좌우가 아니라 앞으로 갈 거냐, 뒤로 갈 거냐 일종의 전후의 문제로 봐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앞으로 가야 하고, 미래가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게 혁신이냐 아니냐’도 ‘이게 미래가치에 부합하느냐, 국민 편익이 있느냐, 경제적 실익이 있느냐’ 세 가지를 보면 된다. 이건 미래가치에 부합하고 국민 편익에도 득이 되는 거다. 경제적 효과도 무궁무진한 영역이다.”
 
정부 여당은 ‘신사업을 제도권 안으로 안정적으로 수용시키는 법’이라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 지금은 현행법에서 예외 조항을 가지고 타다가 가능했다. 타다 쪽의 얘기를 들어보면, 여러 차례 확인했더니, 가능하다 해서 사업을 벌였다고 한다. 이용객이 지금 150만으로 늘어나 있다. 이미 현실로 존재하는 상황인데 이걸 뒤늦게 와서 부정한다? 그 자체가 틀렸다고 본다.”
 
생각하는 방안이 있나.
“택시 산업이 낙후되고 불신을 받는 이유를 잘 따져서 규제를 완화한다든지 하는 종합대책을 세워 택시정책을 바로 세우고 다른 한편으론 신산업, 모빌리티 플랫폼이 제대로 갈 수 있게끔 그건 그것대로 정책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투 트랙이 옳다. 멀쩡히 잘하고 있는 산업을 이 택시산업이란 체계 속에 무리하게 집어넣어 양성한다, 합법화한다 하니 죽이는 거밖에 더 되는가. 말이 안 된다. 결과적으로 죽이는 효과를 낳았는데 이걸 살린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지금 법사위 상황은 어떤가.
“아직 상정이 안 됐다. 법사위로 와서 전체회의에 상정하면 의논을 해서 소위로 보낼 건지 결정하는데, 아직 거기까지도 안 가 있다.”
 
법사위원이면서 소위로 갈 경우 소위 위원인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상정됐는데 아무도 문제 제기를 안 하면 본회의로 넘어가는 거고 문제 제기를 하면 전체회의에 계류하거나 소위로 넘긴다. 나는 ‘상임위에서 합의돼 올라온 법안은 일단 안 잡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체계상 문제가 있는 거 같다. 소급 적용, 과잉 금지,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더구나 검찰이 기소했기에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면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하는 게 좋겠다. 아무리 결론을 빨리 내도 1심 판결은 봐야 한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입법하면, 재판은 100% 유죄가 나올 것 아니냐.”
 
불출마를 선언해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럴 수 있다. 근데 내가 법사위원이다 보니 우리 당 의원들 중 ‘그 법 문제 있다. 문제 제기를 충분히 해줬으면 좋겠다’는 쪽이 더 많았다. 바깥에선 ‘민주당 너무 찌질하다. 진보 개혁정부 맞냐’ 이런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타다 금지법’에 찬성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니체가 이런 말을 했다. ‘늘 새로운 것에 대하여는 선의를 가져야 하고, 익숙지 않은 것에는 호의를 가져야 한다’고.  진보와 개혁을 표방하는 분들이 이 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타다 문제는 여러 가지가 중첩돼 있다. 혁신의 문제, 노동의 문제, AI와 같은 IT 기술의 문제, 정부 규제의 문제, 정치의 질까지. 우리 시대를 복합적으로 상징하는 ‘급소’ 같은 거다. 정치는 좀 어렵지만 옳은 길을 가야 하는데 너무 쉬운 길을 선택한다.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의 갈등이 생기니 책임을 회피하고 이지웨이(easy way)하는 거다. 힘들어도 상생의 길을 찾아줘야 한다. 택시산업은 택시 산업대로 정부가 직무유기를 통해 그동안 어렵게 만들었던 문제를 푸는 노력을 해야 하고, 신산업은 어떻게 해서든 잘 양성해서 좋은 길로 다수의 편익이 돌아가게끔 하는 길을 찾아줘야 한다. 우리 사회의 약자인 택시 노동자들이 먹고사는 문제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신용호 논설위원
 
※ 김서희 인턴기자가 인터뷰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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