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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권력기관 개혁 멈추지 않을 것” 국무회의서 공수처법 공포 의결

중앙일보 2020.01.08 00:18 종합 4면 지면보기
신년사에 담긴 국정방향 분석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집권 4년 차를 맞아 방향 전환보다 주마가편에 방점을 찍은 국정 청사진을 내놨다. 신년사를 통해 그간 정부가 추진해 왔던 노동시간 단축, 고교 무상교육, 부동산 투기 퇴치 등을 지속할 것임을 알렸다. 권력기관 개혁도 빠뜨리지 않았다. 북한의 비난으로 북·미 중재자 역할이 힘을 잃었음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방을 재언급하며 남북 관계에서 독자 행보 가능성을 알렸다. 지지층 이탈의 위험을 감수하는 노선 변화 대신 지금까지 왔던 방향을 따라 그대로 가겠다는 대국민 발표다. 야당에선 “대통령의 현실 인식(능력)이 심각하게 고장 난 것 같다”(심재철), “공감도, 반성도 없었다”(유승민)고 비판했다.

사회
‘공정’ 12차례 발언…“국민의 요구”
법조계 “검찰을 반공정으로 모나”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는 7일 발표된 신년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었다. 신년사 어디에도 ‘검찰’이라는 두 글자는 없었지만, 검찰에 대한 압박과 반감의 표현으로 읽힐 수 있는 문구들은 쉽게 발견됐다.  
 
문 대통령은 대표적 검찰 권력 분산 장치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 “누구나 법 앞에서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평등하고 공정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소개했다. 역시 강력한 검찰 약화 수단인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서는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을 완성하는 장치”라고 소개하고 “법안이 처리될 경우 더욱 공정한 사회가 되고 더욱 강한 사회적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 제도적, 행정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신년사 전반에 등장하는 ‘권력기관’이 검찰을 지칭한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신년사를 뒤집어 보면 현재의 검찰 수사 및 기소 독점 체제에서는 법 적용이 평등 또는 공정하지 않으며 수사기관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약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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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지막 대목은 검찰은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법적, 제도적, 행정적 개혁의 언급 역시 ▶수사권 조정법안 등의 국회 통과 ▶파격적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법무부의 문민화 가속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의 검찰 견제는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법 공포안 의결 과정을 주재하면서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 독립적이고 새로운 기관을 만들기 때문에 시행령 정비 등 전체적인 준비에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시간도 걸릴 텐데 속도감 있게 빈틈없이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뒤 시행하게 돼 있어 이르면 7월 중 공수처 설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공수처장 인선만 해도 하염없이 늦어질 수 있다. 7인 중 6인이 찬성해야 추천 가능한 구조라서다.  
 
이 경우 반드시 처장이 관여하게 돼 있는 차장, 공수처 검사 및 수사관 인사는 아예 불가능해진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 설치가 늦어지면 검찰 독주 기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대통령이 초조감을 보인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이 ‘공정’을 12번이나 언급한 것도 주목받았다. 특히 “교육, 채용, 직장, 사회, 문화 전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정이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 공정에 대한 국민의 높은 요구를 절감했고 정부는 반드시 이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조국 사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가 절정으로 치달았던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 때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공정’을 말하기 전에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정중하게 사과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한 전직 고검장은 “현재 공정의 기치를 바로잡기 위해 가장 크게 노력하는 곳이 검찰 아니냐”며 “그런데도 신년사에는 검찰이 마치 반(反)공정의 대명사인 것처럼 언급돼 있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진석 사회에디터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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