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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AI집사 ‘볼리’…TV 켜고 로봇에 청소도 시켜

중앙일보 2020.01.08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하이 볼리!”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개막 연설
“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 될 것
가전 기기가 개개인 요구 충족”
개인용 ‘입는 로봇’ 젬스도 시연

6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호텔. CES 2020(미국 소비자가전쇼)의 개막 연설을 하던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장(사장)이 누군가를 무대로 불렀다. 김 사장의 ‘하이 볼리’ 호명에 등장한 건 손바닥 크기의 노란색 고무공. 사람이 멈추면 따라 멈추고, 앉아서 손을 내밀면 다가와 손에 쏙 들어온다. 공은 김 사장을 따라 무대를 옮겨 다녔다. 김 사장이 “볼리야 인사해 봐”라고 하자 공에는 불이 켜졌다. 김 사장은 “굿 보이(잘했어)!”라며 공을 집어 들었다. 이날 무대에 등장한 노란 공은 삼성이 새로 내놓은 인공지능(AI) 로봇 볼리(Ballie). “볼리가 당신의 뒤에 있습니다”(Ballie’s got your back)는 모토처럼, 공은 주인을 인식해 따라다니며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한다. TV 등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TV를 켜고 로봇 청소기를 작동시키는 등 다양한 홈케어를 수행한다. 김 사장은 “삼성의 AI 목표는 단지 귀여운 로봇이 아니다. 내 주변에서, 당신 옆에서 항상 동반자로 함께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춘 로봇이 향후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이 공개한 인공지능(AI) 로봇 볼리(Ballie) .[사진 삼성전자]

삼성이 공개한 인공지능(AI) 로봇 볼리(Ballie) .[사진 삼성전자]

김 사장은 CES를 주최하는 미 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인 게리 샤피로의 소개로 무대에 등장했다.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리는 CES에서 삼성을 대표해 김 사장이 연설자로 나선 건 2016년 홍원표 삼성SDS사장 이후 4년 만이다. 김 사장은 연설에서 “앞으로의 10년은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라고 정의했다. 그는 “경험의 시대에는 특히 개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맞춤형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전 기기가 스스로 사용자 개인을 이해하고, 집에서 실질 세계와 디지털 공간의 경계는 희미해지며, 사람들이 도시·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볼리 역시 이용자 개인의 경험을 중시한 삼성의 AI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볼리에 이어 무대로 나온 삼성 북미 디자인혁신센터의 페데리코 카살레뇨 센터장은 웨어러블 형태의 로봇 ‘젬스’(GEMS)를 소개했다. 젬스를 착용한 이용자가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쓰면 가상의 개인 트레이너로부터 맞춤형 피트니스를 받을 수 있다.
 
삼성 북미 디자인혁신센터 페데리코 카살레뇨 센터장이 6일(현지시간) CES 2020에서 찬드니 카브라 디자이너와 함께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 북미 디자인혁신센터 페데리코 카살레뇨 센터장이 6일(현지시간) CES 2020에서 찬드니 카브라 디자이너와 함께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김 사장은 연설 말미에 ‘착한 기술’도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 아이폰의 강력한 보안을 앞세운 애플은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있는 반면, 구글과 아마존은 개인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여 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개인이 더 안전하게 첨단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착한 기술(Technology for Good)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삼성전자의 개막 연설 직전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AI의 진화를 강조했다. 박 사장은 AI의 발전 단계를 효율화→개인화→추론→탐구 등 4단계 경로로 구분 짓고 “AI는 이용자 개개인의 성향·습관을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추론해 가설을 세워 스스로 검증하는 수준까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LG 콘퍼런스에서 AI 능력을 극대화한 세탁기 신제품 ‘DD모터 트윈워시’가 공개됐다. 세탁물의 무게를 스스로 감지한 AI가 약 2만 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류 재질을 판단하고 세탁한다. 기존 세탁과정에서 나타나는 옷감의 손실을 15%가량 줄이는 게 특징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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