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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축의금 3억 세금 안낸 건 '상례' 벗어날 정도 아니라서"

중앙일보 2020.01.07 18:32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7일 국회에서 열렸다.  정 후보자가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7일 국회에서 열렸다. 정 후보자가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인사청문회에서 재산 증식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은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데 재산은 오히려 늘었다. 부당한 재산증식이 의심된다’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지만 정 후보자는 “충분히 소명된다”며 맞섰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2014년 후보자 수입은 9900만원인데 지출은 이보다 2700만원이 많다. 그런데 전체 자산은 오히려 3800만원 증가했다”며 “2016년에도 지출이 수입보다 4800만원 많은데 재산이 오히려 5400만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후보자의 두 자녀가 유학했는데 1년에 1억원은 들었을 것”이라며 “부족한 돈이 수억원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2014년, 2015년에는 자녀 결혼식 축의금 3억원이 들어왔다. 개인연금과 배우자 보훈연금도 200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해명했다. 축의금 규모를 두고는 실랑이도 있었다.
 
▶정세균 후보자=“축의금은 품앗이 성격이다. 40년 넘게 일했으니 제가 얼마나 냈겠나”
▶성일종 의원=“3억원 이상이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 후보자=“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
▶성 의원=“후보자께서 여러 사회활동 하신 것에 비하면…”
▶정 후보자=“사실이 아니다. 3억원이 맞다”
 
축의금 3억원의 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과 관련 정 후보자는 “상례에 벗어난 엄청난 축의금을 받았을 경우가 아니므로 (납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은 뒤 세금을 안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무당국에 알아보고 마땅히 냈어야 되는데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법대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자녀 유학비와 관련해선 “딸이 생활비까지 장학금으로 조달했다. 아들도 스스로 번 돈으로 MBA를 하러 간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의 장남은 대기업 6개월, 공공기관 1년 8개월 근무를 거쳐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다. 정 후보자 딸은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자는 "총리가 된다면 경제활성화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자는 "총리가 된다면 경제활성화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1]

삼권분립 훼손 논란은 이날 청문회 초반 최대 쟁점이었다. 청문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회의 시작부터 “국회의장이었던 정 후보자가 행정부 소속인 국무총리로 가는 게 입법부의 기본적인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정 후보자와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현아 의원=“총리가 되면 의원직 그만 두실 수 있나”
▶정세균 후보자=“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김 의원=“예. 아니오로 대답하라”
▶정 후보자=“생각해보지 않았다”
 
정 후보자는 삼권분립 훼손 논란과 관련해 “인정한다. 국회 구성원들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런 점 때문에 주저했던 것”이라며 “송구하다”고 했다. 다만 “삼권 분립은 기능과 역할의 분리일 뿐 인적 분리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총리 임명이 실제로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현재 신분이 국회의장이 아닌만큼 의원 신분으로 각료로 가는 게 삼권 분립에 어긋나진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야당에선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나경원 한국당 의원)이라고 재반박에 나섰다. 나 의원은 “앞으로 의장이 된 이가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직분에 맞지 않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도 “국회의장은 당적도 가지지 못하는 자리다. 의원의 겸직 허용 조항을 거론하는 건 안 맞다”고 꼬집었다. 
 
경희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정 후보자는 “논문은 2004년에 통과됐다. 연구윤리 기준이 강화된 것은 2007년”이라고 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4ㆍ15 총선 이후 ‘협치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국 내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전달은 했다”고 말했다. “국회선진화법을 바꾸지 않으면 협치를 하지 않고는 국정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공수처장은 여야가 함께 (추천에 관여)하게 돼 있다. 계속 지연되면 (공수처) 출범이 어렵다. 법이 무력화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공수처장 임명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한영익·김효성 기자 hanyi@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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