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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인준 앞두고 여야 숨고르기…본회의 9일로 연기

중앙일보 2020.01.06 20:21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왼쪽)와 이만희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왼쪽)와 이만희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6일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열기로 했던 본회의를 9일로 미뤄 해당 법안들을 처리할 계획이다. 다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조정안과 유치원3법에 대해서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법안에 걸려 있던 필리버스터, 즉 무제한 토론 요청을 한국당이 선제적으로 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9일 본회의 상정 예상 안건 전체(199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지 38일 만이다.
 
그간 더불어민주당은 ‘4+1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를 가동해 내년도 예산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을 차례로 강행 처리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하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민주당의 ‘쪼개기 국회’ 전략을 막지 못했다. 자체 규정했던 ‘2대 악법’(선거법·공수처법)이 범여(汎與) 공조로 모두 처리되면서 한국당 내에서는 ‘필리버스터 회의론’이 제기됐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9일 국회 본회의를 열자”며“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예산안과 두 악법 날치기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본회의를 개회하자”고 제안했다. “새해 벽두부터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니 오늘은 넘기자”라며 남아있는 170여 개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철회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민생법안 처리 불발에 대한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6일 오후 국회의장 주재로 의장실에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손을 잡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2020.1.6 임현동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6일 오후 국회의장 주재로 의장실에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손을 잡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2020.1.6 임현동기자

 
민주당은 일단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 제안 직후 문희상 국회의장과 면담하고 나오면서 “오늘은 국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민생법안 처리 가능성이 열린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남겨 둔 패스트트랙 법안 5건(검·경 수사권조정안, 유치원3법)에 대해서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관련 부분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서로 지혜를 모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당초 이날 본회의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첫번째 안건(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하려고 했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오늘도 할 수는 있었다고 생각은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의 ‘9일 개의’를 수용한 데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라는 변수가 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는 기본적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9일~10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히면서도 “조금 더 국회가 풀려나가는 모습을 만들 수 있으면 만들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7~8일 열린다. 장관급이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총리직은 청문회 이후 국회 동의가 필수다. 재적의원 과반(148석)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인사 관련 표결은 또 무기명 투표다. '4+1' 공조를 100%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한 뒤 순리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여는 게 낫겠다”며 일단 총리 인준 절차에 협조하는 모양새는 취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는 한국당도 무조건 반대 의견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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