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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배민 M&A 브레이크···공정위 판단의 관건은

중앙일보 2020.01.06 17:48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회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회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독일계 배달 서비스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 간 인수ㆍ합병(M&A)에 정치권이 나서면서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다. 칼자루를 쥔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결정은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6일 “(공정위의) 합리적인 심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DH는 40억 달러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결정을 가를 핵심 잣대는 독과점 여부를 가늠할 배달 시장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음식을 중심으로 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한정해서 시장을 보면 두 회사의 압도적 시장점유율(89%)을 독과점이 아니라고 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업체를 포함해 배달 업체 전체로 크게 보면 두 회사의 영향력이 작아져 독과점이란 주장도 힘을 잃게 된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인수합병(M&A)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 플랫폼 노동자의 편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 [뉴스1]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인수합병(M&A)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 플랫폼 노동자의 편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 [뉴스1]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급성장하는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시장을 ‘독자적인 산업영역’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시장의 혁신을 위해서는 독점기업이 탄생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두 기업이 결합해 시장에 독점적 영향을 미치게 되면, 건전한 경쟁을 장려하는 공정위의 기본 취지에는 맞지 않게 될 것”이라며 “신산업과 해외 진출만큼이나 소비자 혜택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이런 주장에 무게를 싣게 되면 기업결합을 허용할 여지는 줄어든다. 배달 앱 시장 국내 1위(점유율 55.7%) 배달의민족과 2위(33.5%) 요기요의 합병이 완료되면 시장 점유율은 89.2%에 이른다. 배달 수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소비자 편익’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공정위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왼쪽)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 [중앙포토]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왼쪽)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 [중앙포토]

배달 앱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두 회사를 배달 앱 회사로 한정 짓는 건 인터넷 서비스 산업의 생태계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정보기술(IT)ㆍ인터넷 서비스 산업에서 시장 획정은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그랩ㆍ고젝ㆍ우버 등 승차공유 서비스도 배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결합에 관해 가장 전문적으로 다뤄 온 공정위가 본격적인 심사를 하기도 전에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경제정책에 정치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건 정부가 추구하는 혁신 성장 기조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간의 결합이 아니라, 세계 1위 DH와 4위 우아한형제들의 결합으로 봐야 한다”며 “각 서비스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일각에 우려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김봉진 대표의 말처럼, 국내에서 수수료 조금 올리려고 합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기업 인수 뒤에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배달통 각 서비스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기업 인수 뒤에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배달통 각 서비스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공정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과거 공정위 판단은 독과점에 엄격했지만, 새로 형성된 시장에 대해선 소비자 편익 증대, 새로운 경쟁 환경 등을 이유로 다른 판단을 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2011년 7월 오픈마켓 1, 2위였던 G마켓과 옥션의 합병을 승인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합병도 승인했다. 모두 독과점 논란이 일었던 건이다. 당시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혁신 경쟁을 촉진하고 급변하는 기술ㆍ환경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 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며 “인수·합병으로 인한 소비자 편익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 획정 만이 아니라 가격 인상 행위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신고서는 지난달 30일 접수됐으며, 기업결합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30일이 걸린다. 최대 90일까지는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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