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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이요" 빨리 외쳐야 할 때, 휘발유값 어디까지 오르나

중앙일보 2020.01.06 15:54
지난 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수송기에 탑승하는 미 82공수부대 대원들. 미국은 중동에 35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수송기에 탑승하는 미 82공수부대 대원들. 미국은 중동에 35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AFP=연합뉴스]

이번 주에 가득 넣어야 할까. 아니면 다음 주로 미뤄야 할까. 미국과 이란 갈등 소식에 휘발유 가격부터 살핀 건 당신뿐만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득 채워주세요”를 외치는 시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유가가 당분간 상승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아서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유가 안정은 1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미 오르는 중 

유가 정보를 제공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2020년 1월 첫째 주 일반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주유소 기준)은 전주보다 리터당 4.62원 오른 1558.6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둘째 주(1534.4원) 이후 7주 연속 상승이다. 경유도 마찬가지다. 경유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1379.88원) 이후 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일반휘발유 기준으로 리터당 1900원을 넘는 주유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간 평균 유가(보통휘발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주간 평균 유가(보통휘발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역별로 일반휘발유(1월 5일 기준) 가격은 서울이 리터당 평균 1641.06원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1638.15원), 경기(1569.67원) 순이었다. 전국적으로 평균 유가가 가장 낮은 곳은 대구로 1536.79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국내 유가가 오른 원인으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가 꼽힌다. 석유공사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상 합의에 따른 수요 상승과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 유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정유 업계에선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상승 국면에 들어선 국내 유가에도 불쏘시개로 작동할 것으로 관측이 많다. 불쏘시개에 빗댄 건 이란발 중동 위기의 전개 상황을 예단하기 힘들어서다. 
 

1월 말부터 국내 유가 본격 상승 전망  

100%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에너지 공급 구조 특성상 국내 유가는 국제 유가에 밀접하게 연동됐다. 국제 유가가 국내 기름값이 반영되는 과정에는 원유 수입-정제-판매 등에 따라 일정한 시차가 있다. 정유 업계에선 이 시차를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정도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중동발 위기로 국제 유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든 만큼 국내 유가도 이달 말부터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정유사 관계자는 “국내 유가가 지난해 연말부터 이미 상승기에 접어들었고 여기에 더해 국제 유가도 오르면서 국내 유가가 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1월은 자가용 이용이 늘어나는 설 연휴도 겹쳐 있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의 장례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의 장례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렇다면 국내 유가는 얼마나 어느 정도까지 오를까. 전문가들은 심리적 기준선으로 작동하는 리터당 2000원(일반휘발유 기준)을 넘어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0년 이후 일반휘발유 월평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 건 총 다섯 차례뿐이었다. 2012년 3월(2029.95원), 4월(2058.68원), 5월(2035.76원), 9월(2024.45원), 10월(2005.73원)이다. 2011년 이집트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가 중동 전역으로 번지면서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덩달아 국내 유가도 2000원 벽이 깨졌다.
 

그럼에도 L당 2000원 넘진 않을 듯  

전문가들은 현재 중동 분쟁이 민주화 시위 전개 양상과 달라 국제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국내 유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위험 증가로 공급량 차질 가능성에 따른 국내 유가 상승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국내외 유가는 장기적으로는 안정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혜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당분간 국제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영향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전면전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1분기 미국 원유 재고 증가세가 수치로 확인되면 (국내외 유가도) 하락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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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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