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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검찰개혁안 만든 소병철 민주당행···검찰은 반색했다

중앙일보 2020.01.06 14:33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4호인 고검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가운데)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4호인 고검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가운데)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62‧사법연수원 15기) 순천대 석좌교수를 영입하자 검찰 내에서는 “급진적인 검찰 개혁안에 제동을 걸 인물”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고위 간부 등 검찰 내부에서 민주당의 소 교수 영입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당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검찰 개혁안에 합리적인 의견을 낼 만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검찰 사정을 이해하는 인물이 가게 돼 환영한다”며 “자기 주관이 분명한 사람이라 당내에서 뭐든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소 교수를 법조 출신 첫 영입 인사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영입을 발표하며 “대개 제 친구들도 다 전관예우를 받고 로펌에 가서 돈을 많이 받는데 이런 분은 처음이다. 이런 분만 검찰에 계셨다면 검찰개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순천 출생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소 교수는 사법연수원 15기로 대검찰청 연구관과 법무부 검찰 1·2과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검찰 내 전공으로 분류되는 특수통‧공안통‧기획통 중에서는 기획통으로 꼽힌다.  
 

그는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과 함께 ‘법무부 변화전략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희망을 여는 약속 : 법무부 변화전략계획』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336쪽 분량 책자에는 법무부·검찰 조직의 중장기 개혁안이 담겼다. 검찰 개혁 방안으로 내사 사건 처리 투명화와 구속영장 청구 기준 마련, 수사착수 절차 객관화 등이 강조됐다.  
 
천정배 전 장관은 당시 발간사를 통해 “법무부와 검찰은 공정한 경쟁의 룰을 어기는 거대권력에 대해 원칙대로 법을 집행함으로써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며 “법무부와 검찰의 법 집행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신뢰할 수 있도록 업무체계를 투명하게 하고, 철저한 자기통제를 위해 감찰·감사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병철 교수가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펴낸 『희망을 여는 약속 : 법무부 변화전략계획』. 검찰 개혁 방안 내용도 담겨 있다. [사진 법무부]

소병철 교수가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펴낸 『희망을 여는 약속 : 법무부 변화전략계획』. 검찰 개혁 방안 내용도 담겨 있다. [사진 법무부]

소 교수와 함께 15명 정책위원으로 활동했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 교수는 갑갑하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새로운 아이템에 대해서 되짚어 보는 성격”이라며 “그럼에도 소 교수와 같은 사람이 민주당에 있어야 신중하게 개혁안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대립했다. 법무부 검찰국이 “경찰의 자의적 수사권 행사는 일제 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도구로, 조선 민중의 공포 대상이었다”고 폄훼하자 경찰은 “검찰은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체제 유지에 공헌한 대가로 차관급 인사만 40여 명을 둔 권력의 시녀”라며 맞붙었다. 소 교수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으면서 두 기관 갈등을 조정하기도 했다. 
 

검찰 조직을 아는 법조계 인사들은 소 교수의 합리적인 성격이 민주당과 검찰 간 갈등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소 교수가 검사장으로 조직 관리까지 해본 사람이라 박주민 의원처럼 막무가내 정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안에서 검찰이 수사 정보를 공수처에 사전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진해 대검찰청 반발을 샀다. 검찰은 국회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박주민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미 공수처안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민주당 검찰 개혁안은 결정됐고, 앞으로는 총선 일정으로 검찰 조직과 관련해 중요한 논쟁이 붙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 교수가 검찰 조직을 위해 당내에서 할 일이 마땅히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냈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도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개인 주장을 하다가 공격을 받는데 당내 입지도 약한 소병철 교수가 소신 발언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민상·이가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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