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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옆 쫙 깔린 ‘먼지도시’···中북서부는 왜 오염왕국 됐나

중앙일보 2020.01.06 05:00
2019년 12월 9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50㎍/㎥에 달한 중국 베이징 도심. 중국 정부는 '베이징의 대기질은 2017년에 비해 48% 좋아졌다'고 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서 초고농도의 초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한다. [EPA=연합뉴스]

2019년 12월 9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50㎍/㎥에 달한 중국 베이징 도심. 중국 정부는 '베이징의 대기질은 2017년에 비해 48% 좋아졌다'고 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서 초고농도의 초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한다. [EPA=연합뉴스]

14억 명이 사는 중국에서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도시는 어디일까? 1위는 중국 북서부 네이멍구의 수도 후허하오터로 조사됐다.

[중국 먼지알지] ④ 中 최악의 미세먼지 배출 도시는?

 
지난해 12월 중국투자협회는 '2019년 녹색도시지수 50위 보고서'에서 중국내 169개 도시 중 2018년 한 해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한 도시와 가장 적게 배출한 도시를 밝혔다.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 전구물질 등을 모두 종합 분석한 결과다.
  

먼지 배출 최상위 도시, 모두 북서쪽에 있었네

2018년 중국 도시별 오염물질 배출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18년 중국 도시별 오염물질 배출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 전역의 169개 도시 중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조사된 후허하오터는 1만명당 대기오염물질이 715톤에 달했다. 산시성 타이위안(400톤),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르무치(373.5톤)가 각각 2·3위에 올랐다. 이어 헤이룽장성의 하얼빈, 칭하이성의 시닝, 닝샤 후이족 자치구 인촨 등 3개 도시가 공동 4위(300톤)에 올랐다.

 
울란바토르 시내의 초미세먼지. 중국 북부지역은 몽골과 비슷하게 산악 지형이 많아, 강한 바람이 불지 않으면 오염물질이 흩어지지 못하고 계속 고이게 된다. 김정연 기자

울란바토르 시내의 초미세먼지. 중국 북부지역은 몽골과 비슷하게 산악 지형이 많아, 강한 바람이 불지 않으면 오염물질이 흩어지지 못하고 계속 고이게 된다. 김정연 기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이들 6개 도시는 모두 중국 북쪽에 있다. 보고서에서는 중국 북서부의 추운 기후로 인해 난방을 하는 기간이 길고, 이에 따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많다고 분석했다. 

 
중국 북부의 건조한 기후도 영향을 끼쳤다. 건조 기후로 식물이 덜 자라는 환경에서 흙먼지가 더 많이 일어나고, 잘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산이 많은 북부 지역은 분지 지형으로 인해 공기가 고이는 구간이 많다. 강한 바람이 불지 않는 한, 생성된 먼지가 흩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이 중 하얼빈을 제외한 5개 도시는 모두 베이징 서쪽,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북서풍이나 서풍이 불면 이들 도시 일대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베이징을 거쳐 한국 쪽으로 향할 수 있다. 특히 배출량 1,2위를 차지한 후허하오터 시와 타이위안 시는 베이징에서 불과 414㎞, 430㎞ 거리에 있다. 서울~부산 거리(약 400㎞)보다 약간 먼 정도로, 서풍이 불 경우 오염물질이 베이징에 거의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황사 오는 경로… 미세먼지 3일 내 한국 영향

한·중·일 3국의 초미세먼지(PM2.5) 상호 기여율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등 국제공동연구(LTP) 보고서] 그래픽 = 박경민 기자

한·중·일 3국의 초미세먼지(PM2.5) 상호 기여율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등 국제공동연구(LTP) 보고서] 그래픽 = 박경민 기자

최근 자주 나타나는 한국의 '삼한사미(三寒四微)' 현상은 북서풍과 관련이 깊다. 북서풍이 강할 땐 미세먼지가 흩어져 공기질이 좋고, 약해지면 대기가 정체되고 남서~서쪽으로 바람이 불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서풍이 불때는 중국 북서부의 오염물질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동북아시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 공동연구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은 한국을 거쳐 일본까지 영향을 미친다.
 
중국투자협회 보고서에서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고 지목된 도시들은 황사의 발원지와 유사한 지역에 있다. 대기 중 오염물질이 황사처럼 상공의 바람을 타고 한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도시는 서울로부터 멀게는 3344㎞(우르무치), 가깝게는 1233㎞(타이위안) 거리다. 대부분 2~3일, 짧으면 반나절만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도 낮다'는 베이징도 한국보단 고농도

지난해 3월 중국 남부 하이커우 시. [Xinhua=연합뉴스]

반면 중국 도시 중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도시는 주로 남부에 있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적은 도시는 하이난 성의 하이커우로 1만명당 배출량이 4.26톤에 불과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베이징(24.97톤)시, 광저우(28.97톤)였다. 보고서는 북부에 비해 남부는 난방 기간이 짧고, 비가 많이 내려 상대적으로 먼지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2018년 10월 중국 베이징 도심. 2018년 베이징의 대기질이 이전에 비해 48%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초미세먼지로 도심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다른 나라보다는 농도가 매우 높았다. [AFP=연합뉴스]

2018년 10월 중국 베이징 도심. 2018년 베이징의 대기질이 이전에 비해 48%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초미세먼지로 도심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다른 나라보다는 농도가 매우 높았다. [AFP=연합뉴스]

베이징의 대기질 개선이 두드러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강력한 대기오염 대책을 추진한 결과 2018년 베이징·톈진·허베이 등지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013년에 비해 48% 감소했다. 베이징의 경우 연평균 2013년 89.5㎍/㎥였던 PM2.5 농도가 2018년에는 51㎍/㎥로 43% 줄었다. 석탄을 태우면서 나오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이산화황(SO2) 농도는 1998년 120㎍/㎥에서 2018년 6㎍/㎥으로 감소했다.

 
한·중·일 3국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2018년 기준 중국 전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인 35㎍/㎥를 넘겼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중·일 3국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2018년 기준 중국 전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인 35㎍/㎥를 넘겼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 정부는 특히 수도 베이징의 공기질 개선을 위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고, 석탄연료 사용 시 최고 2만 위안(32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왔다. 지난 2018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2014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 등을 앞두고는 베이징과 인근 허베이 성 안의 공장 가동을 모두 중단시킨 적도 있다.

 
하지만 베이징이나 중국 남부 도시들의 대기질도 인접국가인 한국·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좋지 않은 편이다. 보고서는 "가을~겨울의 오염물질 배출 방지를 위해서는 단기간의 대책 대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김지혜 리서처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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