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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모델링] 사양길 회사 업종 바꿔 아들에게 넘겨주려는데

중앙일보 2020.01.06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경기도 김포에서 PET(폴리에스테르) 필름 제조 및 유통 사업을 하는 김 모씨. 취급 제품의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회사 창업 30년 만에 매출액 400억원, 순이익 20억원대의 우량기업으로 키워냈다. 기업가치는 대략 5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지분구조는 대표이사 40%, 배우자 30%, 아들 30%로 구성돼 있다. 
 

가업 승계 특례제도를 이용하다
사후요건 못맞추면 벌칙성 세금
아들 신규 법인 설립후 부친 회사
인수·합병하면 승계 작업 마무리

큰 부침 없이 회사를 운영해왔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저가공세가 거세지는 데다 취급 제품군 자체가 사양산업으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직은 400억 원대를 유지하는 매출이 쪼그라들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김씨는 회사를 5년 내 아들에게 물려주려 한다. 가업을 현 상태로 넘겨줄 경우 세금 부담이 크거니와 사양산업을 물려주는 게 마뜩잖다. 김씨는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면서 보유기술 특허와 관련한 연관 업종인 태양광패널시장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뒤탈 없이 현재의 사업구조를 변경하고 김 씨의 지분 40%를 아들에게 넘겨주려는데,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 문의해왔다.
 
A 가업승계는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경영권 또는 소유권을 후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이 보통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가업승계를 하면서 세금납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폐업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중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두 가지 제도가 있다.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공제를 받는 ‘가업상속공제’와 생전에 주식을 낮은 세율로 사전증여를 할 수 있는 ‘증여세과세특례제도’다. 이들 제도를 이용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지만 다소 까다로운 사후관리 요건을 지켜야 한다. 사후관리 요건을 위반하면 납부한 세금보다 더 큰 금액을 토해낼 수 있다.
 
M&A 이용한 가업승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M&A 이용한 가업승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올해부터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들고 각종 요건이 다소 완화된다. 하지만 김 씨의 경우 주업종이 사양산업이라는 점에서 업종변경제한이나 자산처분금지, 종업원 고용유지 등의 사후관리 요건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씨에게 이들 제도를 이용하기보다는 아들이 법인을 설립해 부친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김씨는 연관 업종인 태양광패널 사업에 새로 진출하려고 한다. 아들이 법인 설립을 통해 이 신규 사업을 직접 운영하게 하는 한편 김씨는 거래처 일부를 넘겨줘 아들 회사를 키워주고 자신의 회사는 매출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김씨는 지분 정리를 통해 노후자금 확보가 가능해지고, 아들 회사는 김씨 회사와의 합병으로 시너지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가업승계를 이루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들 회사의 기업가치가 100억원가량 됐을 때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합병비율은 1대 0.5가 된다. 아들은 부친의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현재 부친의 지분 가치 기준 20억원(기업가치 50억원의 40%)을 지급하면 M&A가 완수됨과 동시에 가업승계 작업도 마무리된다.
 
중소기업에 있어 가업승계는 기업의 흥망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열쇠다.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가업승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거래처 이탈, 소유권 분쟁 같은 경영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사업이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가업승계가 원활히 이뤄지면 노하우 전수와 후계자의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으로 강소기업이자 장수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수다.
 
◆  상담=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1670-2027, center@joongangbiz.co.kr)로 연락처, 기업현황, 궁금한 점 등을 알려주시면 기업 경영과 관련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호익, 조철기, 김곡점, 윤경순(왼쪽부터)

이호익, 조철기, 김곡점, 윤경순(왼쪽부터)

◆  도움말=이호익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회계사, 조철기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변호사, 김곡점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전문위원(부산), 윤경순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팀장(부산)
 
◆  후원=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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