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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감금 폭행'한 남편 숨기려···병원일지 고친 병원 이사장

중앙일보 2020.01.05 12:40
청주지법 전경. [중앙포토]

청주지법 전경. [중앙포토]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폭행하고 진정제를 과다 투입한 남편의 잘못을 감추고자 병원 업무일지를 위조한 40대 의료재단 이사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법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남편은 징역 10개월
진정제 과다투입한 환자 의식 혼미, 병원일지서 삭제

 
청주지법 형사 3단독 오태환 부장판사는 5일 사문서변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A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2013년부터 충북 진천의 한 의료재단 이사장이었다. 간호사 출신인 남편 B씨(48)는 이 재단이 운영하는 요양병원 행정원장으로 재직했다. 그러던 중 2014년 7월 15일께 B씨가 알코올중독 환자 C씨가 휘두른 흉기에 허벅지를 찔려 다쳤다. 
 
B씨는 이 일에 앙심을 품고 C씨를 정신병동 격리실에 감금하고, 발과 다리를 묶어 제압한 뒤 수차례 폭행했다. B씨는 이때부터 약 20일간 의사 처방전 없이 간호사 등을 시켜 C씨에게 강제로 진정제 성분의 정신병약을 다량 복용시켰다. B씨는 하루 최대 1000㎎으로 복용량이 제한된 정신병약을C씨에게 매일 1600㎎가량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약은 C씨와 같은 알코올중독 환자가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돼 사용을 제한하는 약이었다.
 
이로 인해 C씨는 약 복용 기간 과수면 상태에 빠져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건강 상태가 급속히 나빠져 같은 해 9월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이송 당시 C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아내 A씨는 C씨가 이송된 병원에서 남편의 비위가 드러날까 우려해 C씨와 관련한 ‘24시 병동 업무일지’를 15차례에 걸쳐 위조했다. 검찰 조사결과 A씨는 병원 이사장 사무실에서 업무 일지에 기재된 C씨의 진정제 투약 부분을 지우는 방법으로 서류를 변조했다.
 
남편의 비위는 물론 자신의 범행도 들통난 A씨는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책임이 남편보다 무겁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혼자 양육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남편 B씨는 지난해 8월 의료법 및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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