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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호 끝나지 않았다"···새해에도 계속되는 서초동 집회

중앙일보 2020.01.04 20:24
“조국(전 법무부 장관) 수호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 여러분 끝까지 함께 갑시다.”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위한 서초달빛집회 참가자들이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표적 수사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위한 서초달빛집회 참가자들이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표적 수사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새해 첫 주말인 4일 늦은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선 ‘조국 수호’를 결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30일 국회에서 통과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을 환영하는 동시에 검찰 개혁 완수를 요구하는 ‘서초달빛집회’에서다. 대검찰청 3개 도로 약 300m를 메운 시민들은 저마다 ‘정치검찰 물러나라’ ‘표적수사 중단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서초동에서 집회를 열어온 조 전 장관 지지 모임인 ‘함께 조국수호 검찰개혁(함께개혁)’의 새해 첫 집회다.  
 
특히 이번 집회는 함께개혁의 3대 요구 중 하나였던 공수처법이 통과된 후의 첫 집회였던 만큼 자축의 목소리가 많았다. 사회자 백광현씨는 연단에 오른 후 첫 말로 “공수처가 설치되었다.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을 여러분들이 이루어냈다”며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다. 왼쪽에 있는 대검찰청을 바라보며 “이제 검사를 수사할 수 있는 외부 기구가 곧 생길 예정이다. 여러분들이 기쁘신 만큼 저들(검사)은 쫄릴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환호하며 ‘검찰 개혁’을 외쳤다.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조국 수호 집회가 열린 가운데, 주최 측이 대검찰청 외벽에 쏜 '우리가 조국이다' 메시지. 김준영 기자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조국 수호 집회가 열린 가운데, 주최 측이 대검찰청 외벽에 쏜 '우리가 조국이다' 메시지. 김준영 기자

 
집회 중간중간주최 측이 대검찰청 건물 외벽에 쏜 레이저빔 메시지 중엔, 기존에 쓰던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 수호’ ‘문재인 최고’ 등 표현 외에, ‘본 건물은 공수처 수사대상자들이 근무하는 곳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추가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자와 자유 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아직 검찰 개혁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막 첫발을 뗀 것”이라며 “지금도 고생하시는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를 위해 끝까지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연단에 오른 시민들은 대부분 본인을 ‘오소리’라고 소개했다. 오소리는 뱀에 물려 기절해도 깡으로 다시 깨어나 독사를 추적해 요절을 낼 정도로 집요한 꿀먹이오소리라는 동물 이름에 빗대,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스스로를 부르는 표현이다. 이날 집회 현장 곳곳엔 ‘문꿀오소리 전북지부’ 등 적힌 피켓들이 곳곳에 있었다.  
 
“저는 지방에서 온 오소리”라며 연단에 오른 한 중년 여성은 최근 조 전 장관 지지층과 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겨냥했다. 그는 “진 교수는 jtbc 신년 토론회에서 서초동 집회 참가자를 ‘조국기 부대’라고 폄하했다”며 “조만간 진 교수는 광화문에서 전광훈 목사 옆에서 태극기를 들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올라온 한 여성은 자신과 아이를 “엄마 오소리와 아이 오소리”라고 소개하며 “문재인 정부가 생기면 좋은 세상이 올 줄 알았는데, 여전히 적폐세력이 남아있다”며 ‘조국수호’ ‘검찰개혁’ ‘문재인 최고’를 외쳤다. 중간중간 눈물을 글썽거리며 목이 멘 목소리를 냈다.  
 
자유 발언이 계속되는 중간중간 주최 측은 조국 전 장관의 과거 인터뷰 영상 등을 상영하기도 했다.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영상 등이다. 조 전 장관이 부른 ‘홀로 아리랑’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는 조 전 장관의 목소리가 나올 땐 일부 참가자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위한 서초달빛집회 참가자들이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표적 수사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위한 서초달빛집회 참가자들이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표적 수사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이후 이날 연단엔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를 포함해 3명의 어린 학생들이 올라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이 중 자신을 ‘용산에서 온 아기 오소리’라고 소개한 한 천모군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했다. 천군은 “문재인 대통령님을 배신하고 조국 전 장관님을 배신하고 국민 배신한 윤석열 아저씨 인제 그만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을 향해선 “올해엔 사람복 좀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신뢰에 대한 보답을 온 가족 도륙으로 갚는 개망나니 말고, 제대로 된 사람들 복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약 2시간 동안 10명 안팎의 시민들이 참여한 집회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달빛유세단으로 활약한 단체 ‘슈퍼문’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서초동 집회에 앞서 서울 종로ㆍ중구 일대에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 10여개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고 ‘문재인 퇴진’과 ‘조국 구속’을 주장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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