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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출신교 쓰면 감점…공공기관 지원서 작성 따라하기

중앙일보 2020.01.04 09:00

[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61)

김혜숙(56)씨는 영어학원을 정리한 2018년에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작년 5월부터 국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취업컨설턴트 양성과정을 수료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자신보다 나이가 젊은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었다. 또 멘토로 배정된 교육센터의 직업상담사로부터 현실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함께 교육받은 많은 수강생이 취업에 성공한 모습을 보았고, 내심 부럽기도 했다. 50대 중반인 김씨는 취업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있었다.
 
40대 후배들이 취업하는 과정에서 PC를 다루는 전산 능력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았다. 김씨의 경우는 속도는 느리지만 독수리 타법은 아니고 어느 정도 문서는 작성할 능력이 있었지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멘토로부터 컴퓨터활용능력 2급 자격을 취득해 보라는 조언을 받고, 집과 가까운 노원50플러스센터에 컴퓨터 자격 취득반에 등록하고 4개월 만에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56세 나이에 익숙하지도 않은 스프레드시트를 배우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나이 또래가 함께 배우는 과정에서 서로 힘이 되고 도움도 됐다.
 
2018년에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 씨(56)는 국비로 교육 받을 수 있는 취업컨설턴트 양성과정을 수료한 뒤, 모 공공기관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대대적으로 모집한다는 정보를 듣고 지원했다. [사진 pexels]

2018년에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 씨(56)는 국비로 교육 받을 수 있는 취업컨설턴트 양성과정을 수료한 뒤, 모 공공기관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대대적으로 모집한다는 정보를 듣고 지원했다. [사진 pexels]

 
취업컨설턴트 양성과정을 함께 수료한 동생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모 공공기관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대대적으로 모집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혹시나 해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나이는 60세 미만이면 되고, 1년 근무를 하는 조건이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일 8시간 주 5일 근무에 보수가 월 190만원수준이었다.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 직무기술서를 보니 문서를 접수하고 관련된 상담을 하는 일이었다. 전형절차가 서류전형(1차), 면접전형(2차), 서류검증으로 서류전형에서 3배수를 선발한다는 것이었다.
 
서류전형 배점 항목을 보니 NCS 기반으로 교육이수 30점, 전산능력 15점, 직무교육 10점, 전문자격 15점, 사회형평우대가점 10점, 전문교육이수 10점, 국어능력 10점, 한국사자격 10점, 직무경력 10점 등 총120점 만점으로 구성돼 있었다. 국어능력, 한국사사격시험, 직무경력에 청년인턴 경력을 포함시킨 것을 보면 청년을 채용하기 위한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김씨는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면서 교육이수 과목란에 경영학을 써 넣었다. 김씨는 영어교육을 전공했지만 남편과 캠퍼스커플로 지내면서 함께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이수했다. 성적증명서를 보면서 마케팅원론, 경영학개론, 조사방법론 등 해당 과목을 찾아 기입하는데, 정말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은 재미가 있었다. 운 좋게 10개 과목을 모두 채울 수 있었고, 기본 30점을 획득했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이 있으니 전산능력에서 15점, 직업상담사 2급이 있어 전문자격 15점을 땄다. 또한 취업컨설턴트양성과정 수료시간 270시간을 더하니 10점 추가됐고되었고, 마지막으로 사회형평우대가점에서 경력단절여성에 해당돼 10점을 보탤 수 있었다.
 
 
김씨는 자기소개서와 지원동기 등을 작성하면서 ‘참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구나’하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 서류심사 발표일에 홈페이지에 합격 여부를 확인하라는 문자가 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확인을 하니 서류전형 합격이라는 문구와 함께 면접일정에 대한 안내가 떴다.
 
김씨는 열심히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넷에 서류합격자들이 면접 시험을 위한 스터디 그룹을 만든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그 기관의 미션과 비전을 외우고, 관련된 제도를 숙지하며, 예상 질문와 답안을 만들어 암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런 스트레스 자체가 즐겁다. 면접 결과를 떠나 준비하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요즘 공공기관의 채용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를 적용한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이다. 위 사례에서는 공공부문 채용에서 NCS가 적용되는 전형적인 형태이다. 먼저 지원서에 나이와 성별에 대한 것이 없고, 출신학교·학력 등도 기재하는 난이 없다. 심지어는 자기소개서에서도 이러한 것들이 나타나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신 직업상담사나 사회복지사, 또는 워드프로세서 등 자격증, 국가에서 지원하는 직업교육이수 여부 같은 것이 요구된다. 만일 반퇴세대가 공공부문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면 이러한 자격증을 확보하거나 관련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요즘 공공기관 채용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적용해 지원서에 나이, 성별에 대한 것이 없고, 출신학교·학력 등도 기재하지 않는다. [사진 pixabay]

요즘 공공기관 채용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적용해 지원서에 나이, 성별에 대한 것이 없고, 출신학교·학력 등도 기재하지 않는다. [사진 pixabay]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은 학원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도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거나 여성인력개발센터, 50플러스재단, 각 지자체 복지센터 등에서 개설하는 과정을 활용하면 큰 비용 부담없이 취득할 수 있다. 문제는 반퇴세대 본인들이 이러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이 좋은 이유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동시에 동일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례자도 취업 정보를 함께 교육을 이수한 후배로부터 얻었다. 또한 교육과정은 끝났지만 배정된 멘토로부터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 사례자가 서류전형 합격 후 멘토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멘토는 관련된 정보와 준비해야 할 것을 안내했다. 사례자는 멘토에게 면접과 관련해 준비 사항을 지속적으로 문의할 것이고 멘토 역시 최선을 다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정부에선 반퇴세대를 위해서 다양한 제도를 준비하고 지원하고 있다. 이들 제도는 내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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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필진

[박영재의 은퇴와 Jobs] 잘나가는 광고인이었다가 IMF때 35세에 강제로 잘려 일찌감치 백수생활을 경험했다. 이른 나이에 험한 꼴을 당한 뒤 월급쟁이에 염증을 느끼고 PC방 창업, 보험설계사 등 자영업 세계를 전전했다. 지금은 저술과 강의를 통해 은퇴의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한다. 좋아하는, 평생 할 수 있는 일, 평생 현역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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