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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워싱턴대 “대리시험은 부정행위, 조국 아들 조사 검토”

중앙선데이 2020.01.04 00:21 668호 9면 지면보기
조국. [뉴시스]

조국. [뉴시스]

검찰은 조국(사진) 전 장관이 2016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재학 중이던 아들과 공모해 온라인 시험 답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조지워싱턴대 성적 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일보는 2일(현지시간) 이 학교 교칙에 명시된 내용을 확인하고 학교 관계자를 통해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
 

엘리엇 스쿨 학사자문 국장 밝혀
오픈북 시험 부모 도움은 학칙위반
한국 검찰이 증거 공유땐 진상파악

재학생은 학점 삭감·퇴학 처분까지
졸업생은 학위 문제 고려사항 많아
유죄 확정되면 학교서 입장 정할 것

교칙에는 “부정행위(Cheating)는 시험에서 다른 학생 답안을 베끼는 것은 물론 승인받지 않은 자료나 정보, 도움을 활용하거나 무단으로 타인과 협업하는 행위를 포함한다.”고 돼 있다. 검찰이 기소한 대로 조 전 장관이 이 대학 국제관계학부(엘리엇 스쿨)에 다니던 아들의 온라인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한 것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명백한 교칙 위반인 셈이다.
 
팀 도드 엘리엇 스쿨 학사자문 국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학생이 시험에서 허가받지 않은 누군가,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상의를 했을 경우 학문 진실성(academic integrity) 위반행위로 처리해왔다”며 “한국 검찰이 증거를 공유한다면 우리 쪽도 조사할 것”이라며 학교 측도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제가 된 수업은 2016~2017년도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개설 강의인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적 관점’이다. 당시 여러 교수가 복수의 강좌를 개설했고, 일부 교수는 온라인 시험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워싱턴대 교칙은 “감독관 없는 시험도 학문의 진실성 증진에 위배되지 않지만, 교수는 모든 응시자에 수행 방법을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지워싱턴대 해당 교수도 조 전 장관 아들의 온라인 시험 문제지에 “타인의 도움을 받아선 안 된다”는 안내문을 명시했던 것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조지워싱턴대 한 교수는 “오픈북 시험이라고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 자료를 찾으라는 것이지, 부모와 함께 풀라고 문제를 내는 교수는 없다”며 “교수 승인 없이 무단으로 협업하는 것은 학칙 위반”이라고 말했다. 오픈북 시험 논란과 관련해 도드 국장은 “미국 대학에서는 그것이 부정행위라는 데는 논란이나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학생이 부모에게 실제 문제지를 복사해 보냈다거나 부모가 정보나 답변을 학생에게 제공하고 그다음 시험에 사용했다는 증거가 명확하고 설득력이 있다면 대학에서도 적절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다만 조지워싱턴대가 자체적으로 부정행위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처분을 내릴지 분명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조 전 장관 아들이 이미 2017년 대학을 졸업한 신분이란 사실도 고려할 요소다.
 
도드 국장은 “성적을 낮추거나 학점을 삭감하는 것부터 심각한 경우 퇴학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다”며 “졸업생이기 때문에 수여한 학위를 재검토해야 할 사안인지 등 검토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도드 국장은 이어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다면 학교가 입장을 결정하는데 한국의 공식 기록이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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