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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의문의 폐렴 공포 확산···정부 "24시간 비상 대응체계 가동"

중앙일보 2020.01.03 18:15
최근 중국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한 것과 관련 보건당국이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한다고 3일 밝혔다. 2003년 중국에 창궐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처럼 될까 '제2의 사스' 공포가 확산하고 있지만 당국과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작고 현재로선 추가 확산 우려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27명 집단 폐렴 발생, 홍콩인 3명은 회복
질본 “대책반 가동하고 입국자 검역 강화”

이날 오후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관련 자료를 내 “중국 후베이(湖北)성의 우한(武漢)시에서 폐렴 집단 발생이 보고됐다”며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 대책반’을 가동하고 우한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검역시스템.

인천공항 검역시스템.

지난달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시에서 폐렴 환자가 27명 발생해 환자들은 격리 치료 중이며 밀접접촉자는 모니터링 중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27명 중 7명은 중태고 2명은 병세가 호전돼 퇴원할 예정이다. 기타 감염자의 증상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중국 보건당국은 생가금류와 야생동물을 파는 것으로 알려진 화난 해산물시장(华南海鲜城)에서 환자가 다수 보고됨에 따라 해당 시장에 대한 위생학적 조치를 했고 전문가를 파견해 조사 중이다. 
중국 환구망은 지난달 31일 오후 후베이성 우한에 원인 모를 폐렴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고 최신 소식으로 전하며 주의를 요망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환구망은 지난달 31일 오후 후베이성 우한에 원인 모를 폐렴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고 최신 소식으로 전하며 주의를 요망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페이지 스나이더 중국 주재 세계보건기구(WHO) 선임고문은 “중국 당국과 접촉해 어떤 원인으로 폐렴이 발생했는지 조사 중”이라며 “당국은 어떤 병원체가 병을 일으켰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WHO는 사태의 추이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고 추가 사실이 확인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WHO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우한 사태와 관련해 질병 조기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관련 정보가 지역 간에 신속하게 전달되는지 체크할 방침이다. 
 
인근 홍콩도 비상이 걸렸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우한을 다녀온 3명의 홍콩인 또한 고열 등의 증상을 보여 격리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다만 2명은 회복돼 퇴원했고, 나머지 한 명도 추가 발열은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질본은 3일 관련 대책반을 구성하고 긴급상황실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또 중국 보건당국, WHO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가동해 정보수집이나 위험평가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한시에서 오는 항공편의 국내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감시나 검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각에서 '제2의 사스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것 관련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사스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 초기 조사에서 사람 간 전파나 의료인 감염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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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섣부르게 판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사스였으면 이미 진단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신종 감염병인지 다른 형태의 원인이 발생한 건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스의 경우 초기에 의료진이 전염되면서 전염성이 강한 위험 징후를 보였다"며 "국소적 발생만 있지 주변인이나 의료진 진단이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급속도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족 간 감염이나 의료진 감염이 아직 없는 점으로 볼 때 사스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면서도 “흔한 바이러스였으면 몇 시간 안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흔한 건 분명히 아니라는 의미다. 원인 미상의 경우 원인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15년 건국대에서 집단 폐렴이 발생했을 때처럼 원인 병원체가 비감염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실험실 근무자 가운데 모두 55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당국 조사 결과 방선균이 의심 병원체로 잠정 결론났다.
 
 질본은 우한시를 방문하거나 체류한 사람 가운데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는 우한시 화난 해산물시장을 방문한 후로 2주 이내 발열과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다. 
 
 우한시를 다녀온 후 2주 이내 폐렴이 발생한 환자도 신고 대상이다. 질본은 “우한시 방문객들은 가금류나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현지 시장 등 감염 위험이 있는 장소의 방문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불가피하게 우한 지역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갈 경우라면 사람이 밀집한 장소를 피하고 손 씻기나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박혜경 질본 위기대응생물테러대응과장은 “100만명이 사는 우한시 내에서도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데다 현재까지 중국 발표에 따르면 시장 중심으로 한 아주 폐쇄적인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집단감염”이라며 “원인 병원체나 감염경로 등 중국의 조사결과나 상황 전개에 따라 단계별 필요한 조치사항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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