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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면세점 탑시티 특허권 반납···"면세점 승자의 저주 시작"

중앙일보 2020.01.03 16:47
 
중국 단체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 단체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포토]

 
중소ㆍ중견 면세 사업자인 탑시티면세점이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다. 지난해 한화ㆍ두산 등 대기업 면세점 특허 반납에 이어 중소ㆍ중견 사업자의 특허권 반납 사태가 잇따를 전망이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탑시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세관에 특허권을 반납했다. 서울세관은 이에 따라 3일 자로 탑시티 시내면세점 특허장 종료를 결정했다. 탑시티면세점이 문을 닫으면서 지난해 한화와 두산에 이어 세 번째이자, 올해 처음 사업을 접는 서울 시내 면세점이 됐다.
 
탑시티면세점은 2016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획득했지만, 중국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여파로 2018년 12월에야 신촌 민자역사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같은 해 8월부터 신촌 민자역사의 시설권자인 신촌역사와 명도 소송이 이어지면서 갈등을 빚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1심 결과 이후 관세청이 면세품 관리를 이유로 물품 반입 정지 명령을 내리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탑시티면세점 신촌점은 이후 잠정적으로 영업 중단을 이어가다 지난해 12월 특허권 반납을 결정하면서 매장을 철수하게 됐다.
 
2016년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9개층을 사용하다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 [중앙포토]

2016년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9개층을 사용하다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 [중앙포토]

 
대기업에 이어 중소ㆍ중견 면세점이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관련 업계는 시내면세점 엑소더스가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국내 면세점 업계가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는 있지만, 따이공(代工ㆍ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진 데다가, 면세점 수가 급격히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ㆍ중견 면세점은 경영난에 고심하고 있다. 하나투어 계열사인 SM면세점은 2018년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이 늘면서 7개 층을 운영하던 시내면세점을 2개 층으로 줄였다.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인 동화면세점도 2018년 영업손실이 105억원 이른다. 동화면세점은 적자가 이어지면서 루이뷔통과 구찌,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매장이 잇따라 철수했다. 이밖에 엔타스 면세점도 7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면세점 사업에서 발을 빼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소ㆍ중견면세점도 정리 절차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상품경쟁력과 수수료 경쟁력에서 대기업보다 뒤처지는 중소ㆍ중견 면세점이 사업을 지속하더라도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면세점 면허를 따낸) 승자의 저주가 시작됐다”라고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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