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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저지당한 윤종원 기업은행장 "함량미달 낙하산 아니다"

중앙일보 2020.01.03 11:13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이 3일 기업은행 본점으로 첫 출근을 시도했으나 노동조합의 저지로 발길을 돌렸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첫 출근 중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 투쟁에 가로막혀 노조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첫 출근 중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 투쟁에 가로막혀 노조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26대 기업은행장에 취임한 윤 행장은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 조합원 50여명은 오전 7시쯤부터 본점 정‧후문에서 스크럼을 짜고 윤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윤 행장은 차에서 내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조와 만나보겠다. 말씀을 잘 듣겠다”고 말한 뒤 출근을 시도했으나, 조합원들에게 가로막혔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에게 “어떻게 기업은행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낼 수 있느냐. 우리는 이미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며 “더는 정권과 대통령에게 부담 주지 말고 자진 사퇴하는 게 기업은행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행장은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행은) 1만4000 명 가족들의 일터이기도 하지 않느냐. 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다”고 반박했다. 노조의 강경 저지가 계속 이어지자, 윤 행장은 결국 5분여 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앞서 기업은행은 2010년 12월 조준희 행장 취임 이래 권선주‧김도진 행장을 거치면서 3대 연속 내부 공채 출신 행장이 임명됐다. 행정고시(27회) 합격 후 기획재정부 등을 거쳐 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전통 경제관료 출신 윤 행장의 취임으로, 이 같은 내부 출신 행장의 명맥이 끊기게 됐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노조는 “청와대의 일자리 만들어주기다. 금융경험이 전무한 함량미달 낙하산 인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출근저지 투쟁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윤 행장은 당분간 공식 일정을 자제하며 노조와 대화를 계속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취임식 일정도 잡지 않았다. 기업은행 측은 “(윤 행장이)오늘 중 다시 본점으로 출근하진 않을 것”이라며 “노조와 계속 대화를 시도하면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 행장은 취임 소감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없이 자리를 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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