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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징어 등장" "오징어 씨가 말랐다"→어민 대출금 상환 유예까지

중앙일보 2020.01.03 10:04
마른 오징어. [중앙포토]

마른 오징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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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는 최근 수산 분야 213건, 농어촌 진흥기금 176억원의 상환을 1년간 미뤄주기로 결정했다. 자치단체가 어민 대출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나선 것은 동해안에서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오징어 씨가 말랐다'고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경상북도, 어민 대출금 상환 유예 지원책
오징어 어획량 예년 10%수준, 가격 치솟아

울릉도 남양리 오징어 말리기.[중앙포토]

울릉도 남양리 오징어 말리기.[중앙포토]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곳은 '울릉도'다. 주민 1만여명이 사는 울릉도는 '오징어' 섬이다. 어민 2000여명 가운데 90%는 오징어잡이나 오징어 가공업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어민들은 날씨가 좋으면, 거의 날마다 170여척의 오징어잡이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간다. 
 
최근 울릉군이 오징어 어획량을 조사한 결과 성어기인 지난해 9월에서 11월(25일까지 집계) 사이 전년 같은 기간의 10% 수준으로 줄었다. 9월에서 11월 사이 30t(2억300만원)을 잡았지만, 전년 같은 기간엔 345t, 36억4500만 원어치를 건져 올렸다. 2017년 성어기엔 602t을 잡았다. 
 
연간 전체 어획량 감소도 심각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25일까지 울릉도에서 잡아 올 린 오징어는 494t, 2018년(1월~12월)엔 750t, 2017년엔 930t이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오징어 어획량은 한해 2000t대를 유지했다. 경상북도 측은 "도내 어업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오징어 어획량은 울릉도뿐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감소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어획량은 854t 정도로 전년 같은 기간대비 12%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 요인으로는 두 가지를 꼽는다. 중국 어선의 무차별 남획과 지구 온난화 등 기상에 따른 자연적인 감소다. 이 중 북쪽 동해에서 중국 어선의 무차별 어획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울릉군 관계자는 "안 그래도 온난화 등에 따른 동해 수온 변화로 어획량이 감소하는데 중국어선의 남획까지 더 심해져 대책이 없을 정도다. 울릉군에서 해경 등을 통해 자체 조사를 해보니, 올해 북한 해역에 들어가 조업 중인 중국 어선 1882척 가운데 890척이 오징어잡이로 파악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울릉도 오징어 잡이 배. [중앙포토]

울릉도 오징어 잡이 배. [중앙포토]

오징어가 씨가 마르면서 '금(金)징어'가 됐다. 지난해 11월 말 저동항 위판장의 울릉도산 최상급 오징어 1축(20마리) 거래가는 10만5000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 비슷한 크기와 품질의 저동항 위판장 상급 오징어 1축 거래가는 5만원 정도, 2017년엔 그 이하였다고 한다. 이 상태로 최소한의 유통 마진이 더해져 육지로 나가면 도매가는 더 비싸진다. 소비자는 오징어 1마리에 7000~8000원은 줘야 사 먹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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