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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수용·이용호…'북한판 금수저' 최선희만 살아남았나

중앙일보 2020.01.03 05:00
이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해 3월 1일 새벽 하노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협상 결렬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해 3월 1일 새벽 하노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협상 결렬이 미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년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온 이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이용호 외무상이 지난해 12월 28~31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당 간부 단체사진에 이수용·이용호 빠져
최선희는 4월 승진 이어 이번에도 건재 과시


 
두 사람은 5차 전원회의가 열린 나흘간 당 정치국 위원 자격으로 주석단에 자리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전원회의 직후 북한 매체가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당 지도기관 성원이 함께 찍은 단체 기념사진에선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신문이 1일 게재한 기념사진에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당 간부로 새로 호명된 인사들은 포함됐다. 반면 교체가 확실시되는 인사들은 사진 촬영에서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마지막 날 당 주요 인사를 발표한 뒤, 새로 임명된 간부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은 후임으로 김형준 전 러시아 대사가 호명돼 기존 당 직책에서 밀려난 게 확인됐다. 이용호 외무상은 후임 외무상이 호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단체 기념사진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아 당 정치국 위원에서 탈락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이수용 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당시 베트남 하이퐁시를 방문해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Vinfast)에서 관계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수용 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당시 베트남 하이퐁시를 방문해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Vinfast)에서 관계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인사 조치의 배경과 관련, 김 위원장이 공언한 ‘연말 시한’ 내 비핵화 협상 성과를 내지 못한 책임을 물어 경질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연말까지 비핵화 협상 성과를 내지 못한 희생양을 이 부위원장 등에서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북한은 통상 새로 임명된 인사는 발표하지만, 해임된 인물은 따로 밝히지 않아 실제 해임 여부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수용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스위스 학창시절 당시 스위스 대사 자격으로 김정은·김여정 남매를 돌봤다. 이런 이력으로 ‘김씨 일가’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이 외무상은 정통 엘리트 외교관 출신으로, 1990년대부터 북핵 협상을 담당한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반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5차 전원회의 첫날부터 주석단 아래 당 중앙위원 좌석에 앉아 김 위원장의 발언을 열심히 받아 적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 제1부상은 김일성 주석의 최측근이었던 최영림 전 내각 총리의 수양딸로, 이른바 ‘북한판 금수저’다.
 
최 제1부상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노 딜’ 이후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통일전선부 인사들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됐을 때도 외무성 부상에서 제1부상으로 나 홀로 승진했다.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금강산을 방문해 남측시설 철수를 지시할 때도 동행했다.
 
최선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최선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 부위원장은 경질이 확실하지만, 이 외무상의 해임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외무상 직책은 유지하면서 당 정치국 위원에서 빠져 위상만 약화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협상 실패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맞다면 이는 기존 방식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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